조선비즈

서울 영등포 일대가 공업지역에서 상업∙업무지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근 여의도보다 낮은 임대료와 편리한 교통 접근성, 사무 인프라를 갖춘 영등포 일대가 공장과 시장이 몰려있던 공업지역 이미지를 벗고 업무지역으로 탈바꿈 중이다.

새 보금자리를 찾으려는 대기업 계열사나 중소기업 본사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21일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구내 지식산업센터는 24곳이다. 현재 4곳이 건설 중이고 1곳이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지식산업센터는 주로 스타트업 기업들이 사무실로 쓰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지식산업센터에 들어서는 스타트업, 중소 IT기업뿐 아니라 보험사나 금융사 콜센터 등이 주변 타임스퀘어, 이레빌딩 등에 임차인으로 들어가 있다.

영등포에 사무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주변 여의도보다 낮은 임대료, 편리한 교통 접근성, 잘 갖춰진 사무실 인프라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등포 상권의 오피스 임대료는 1㎡당 1만2400원이다. 서울 전체 평균(1㎡당 1만7200원)보다 싸다. 임대료는 낮지만 도심으로 오가기 편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5호선, 9호선이 지나고 이들 환승역도 세 군데나 있다. 인천이나 수원, 부천 등 경기권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오기도 편해 사무실에 필요한 인력 확충이 용이하다.

인근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도 활발하다.

중소형 빌딩거래 전문 정보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거래가 800억원 미만의 영등포 권역의 중소형 빌딩 거래는 2014년 28건에서 지난해 5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부동산관리업체 한화63시티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영등포 권역에서 거래된 연면적 3300㎡ 이상 오피스 빌딩은 2건으로, TCC동양사옥(연면적 2만9102㎡)과 대우조선 당산동사옥(연면적 1만4487㎡)이 각각 800억원, 365억원에 팔렸다. 같은 기간 인접한 여의도 권역에서는 대형 빌딩의 거래가 없었다.

오는 11월에는 연면적 9만9140㎡(약 3만평)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 건물인 ‘영시티’도 들어선다. 이 지역에서 3만㎡(1만평) 이상의 대형 오피스 공급은 2009년 타임스퀘어(3만9666㎡)와 2010년 이레빌딩(5만6336㎡) 이후 처음이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7~8년 전까지 공장지역이었던 영등포는 최근 330만㎡(100만평) 이상의 아파트형 공장이 공급되면서 사무실이 늘고 있다”며 “아파트형 공장을 선호하는 중소기업이나, 인력 공급이 많이 필요하면서도 본사와 가까워야 하는 대기업 콜센터 업체들이 들어서기에 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여신 젠스타 프로퍼티 대표는 “도심과 강남권 업무지구에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소업체들이 가산·구로 등지에서 영등포 쪽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주변 여의도 업무지구에 비해 임대료가 싸지만 교통 여건은 떨어지지 않아 기업 이주가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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