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2배" 위용 드러나는 제주 최고층 랜드마크

제주/한상혁 기자 입력 2017. 9. 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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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노형오거리. 32t급 대형 크레인 6대가 우뚝 솟아 있었다. 6m 높이 펜스 안으로 들어서자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공사 현장이 나타났다. 작년 5월말 첫삽을 뜬 이후 지하 1~5층 주차장과 본체 건물 골조 공사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호텔 2개 동의 ‘코어(core∙핵심 기둥)’는 지상 1층까지 올라갔다. 현장에는 건축자재를 나르는 대형 덤프트럭과 지게차가 분주히 오갔다.

‘제주 드림타워’ 시공사인 중국건축 이길호 현장소장은 “제주도의 지반은 육지보다 고르지 못해 높은 건물을 지으려면 지반 공사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며 “시간은 당초 계획보다 조금 더 걸렸지만 내진(耐震) 설계까지 적용해 제주도에서 가장 튼튼하게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제주 드림타워는 호텔 1600여실과 쇼핑몰·수영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 리조트다. 제주도에서 가장 높고(지상 38층∙169m), 면적도 가장 넓은(30만3737m²∙여의도 63빌딩의 1.8배) 건물이다. 인허가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데다 제주를 상징하는 초대형 랜드마크인 만큼 제주도민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천장 8~11m로 일반 건물보다 2~3배 높아”

제주시 노형동에 건설 중인 '제주 드림타워' 내 지하주차장 공사 모습. /한상혁 기자

‘제주 드림타워’의 현재 공정률은 18%. 앞으로는 지상 공사가 본격화되는 만큼 공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길호 소장은 “이제는 건물 올라가는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할 것”이라며 “추석 연휴가 지나면 펜스 밖에서도 건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상 1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자, 자동차 1400대를 한번에 댈 수 있는 널찍한 주차장 공간(지하 3~5층)이 나타났다. 지상 1층에는 높이 10m의 H빔 철골 구조가 보였다. 일반 빌딩 3층에 해당하는 높이다. 이 소장은 “제주 드림타워의 지상 1층부터 8층까지는 1개 층의 높이가 8~11m 정도로 일반적인 건물보다 2~3배 높다”면서 “1층에는 대형 버스가 들어갈 수 있는 차량 승하차장, 2층부터는 카지노·고급 레스토랑·쇼핑몰·수영장 등이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 드림타워 야외 수영장이 들어서는 지상 8층(62m)에서는 남쪽으로 한라산, 북쪽으로 제주공항과 바다가 훤히 보일 전망이다. 제주도는 1997년부터 한라산 등 주변 경관 보호를 이유로 건축물 최고 높이를 55m로 제한해 온 탓이다. 롯데관광개발 이병연 차장은 “내년 3월이면 지상 8층까지 공사가 완료돼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명동에 입지…“상권 활성화” 기대

제주드림타워 공사 현장이 있는 노형오거리에서 동쪽으로 10여분쯤 걷자 신라면세점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5분 정도를 더 걸어가자 ‘신라스테이’ 호텔과 함께 중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인 ‘바오젠거리’의 중국어 상점 간판이 보였다. 여기서 다시 바오젠거리의 얕은 내리막길을 따라 7~8분쯤 걸었더니 이번에는 큰 도로 맞은편으로 롯데면세점과 롯데시티호텔이 보였다.

제주시 노형동에 짓는 '제주 드림타워' 위치. /제주드림타워 제공

노형오거리는 제주시 곳곳으로 뻗는 주요 도로 5개가 교차하는 중심지역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입국 통로인 제주공항도 3km 거리에 있고 이마트·롯데시네마 등 기반시설도 풍부히 갖추고 있어 흔히 ‘제주의 명동’이라고 불린다. 노형오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62)씨는 “이렇게 크고 화려한 건물이 들어서면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도 크게 활기를 띨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제주 드림타워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핵심 시설은 지상 2층에 입점을 추진 중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제주 드림타워는 지상 2층 전체(9120㎡)를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입점할 수 있는 위락시설로 허가받았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곳에 게임테이블 170개와 슬롯머신 310대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6일에는 카지노 라이선스 취득과 운영을 위한 자금 400억원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현재 제주도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8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장소가 협소하고 시설이 낙후돼 있다”며 “제주도에서 보기 어려웠던 큰 규모와 깨끗한 시설의 카지노를 갖춰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얏트 호텔 중 객실 수 2위”

제주시 노형동에 건설 중인 '제주 드림타워'의 지하주차장이 들어설 자리를 짓는 모습./한상혁 기자

제주 드림타워 내 1600개 호텔 객실과 11개 레스토랑과 바(bar), 부대시설의 운영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 ‘그랜드 하얏트(Grand Hyatt)’가 맡기로 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하얏트그룹은 전 세계 56개국에서 731개 호텔을 둔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이 가운데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하얏트 그룹이 운영하는 전 세계 호텔 중 두 번째로 많은 객실 수를 보유하게 된다. 하얏트그룹 관계자는 “‘그랜드 하얏트’는 하얏트 그룹의 13개 브랜드 중에서도 객실 규모가 크고 여러 부대 시설을 갖춘, 각 지역 랜드마크 호텔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시공은 중국건축(CSCEC)이 진행하고 있다. 중국건축은 2016년 미(美)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글로벌 기업 중 27위에 오른 세계 1위 건설사다. 상하이 월드파이낸셜센터(492m), 홍콩 ICC타워(484m), 텐진 골딘파이낸스117(570m), 선전 핑안파이낸스센터(660m) 등 100층 이상 초고층빌딩만 10개를 건설했다. 특히 중국건축은 공사비를 못 받아도 자체자금으로 건물을 완공하는 ‘책임 준공’과 착공 후 18개월 동안 공사비를 청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시공을 맡아 사업의 안정성을 높였다.

객실 내부 인테리어는 마카오 갤럭시 복합리조트의 리츠칼튼 호텔과 JW메리어트 호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등 세계 특급호텔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HBA가 수행한다.

제주드림타워 관계자는 “2019년 가을, ‘제주 드림타워’가 정식 개장하면 단순히 초대형 복합리조트뿐 아니라 제주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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