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대책] 금리인상 '퍼펙트 스톰' 우려 'DTI 전국 확대' 무산

오상헌 기자 입력 2017. 10. 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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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기존 적용 지역에서 시행하고, 앞으로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용 범위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23일 합동 브리핑에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며 "신DTI를 내년 초부터 시행하고 결과 추이를 보면서 전국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금융위는 새 정부 들어 DTI 규제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전국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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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도입 신DTI도 수도권·조정대상지역만 적용
잇단 규제에 금리인상까지..부동산 침체 반론에 폐기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내년 1월부터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기존 적용 지역에서 시행하고, 앞으로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용 범위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엔 정부 부처 간·당정 사이의 조율 과정에서 막판 쟁점이 된 'DTI 전국 확대'는 결국 빠졌다. 가계부채 관리 주무 부처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국 확대가 맞다.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보는 것인데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건 평등하지 않다"(지난달 4일 기자간담회)며 확대 적용을 기정사실로 했으나 막바지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23일 합동 브리핑에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며 "신DTI를 내년 초부터 시행하고 결과 추이를 보면서 전국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DTI는 차주의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대출 가능 금액을 제한하는 규제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지표지만, 부동산 가격 규제 수단으로 쓰여 집값이 과열된 수도권과 청약조정대상 지역의 아파트 담보대출에만 적용한다.

금융위는 새 정부 들어 DTI 규제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전국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심리 위축을 우려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반대 입장에 밀렸다.

이 차관보는 "6월 말 기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64%가 수도권 대출이고 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하면 더 많은 주담대가 DTI 규제를 받는다"며 "전국 확대 여부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사실상 내년에 도입하는 신DTI를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 안정화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한다.

금융권 안팎에선 잇단 부동산·금융 규제책에 더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카드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한 공조에 나서면서 정작 대출 규제 수준은 무뎌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금리 인상에 따른 '퍼펙트 스톰'을 우려해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현상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경제 성장 경로에도 예상치 못한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주택 구매 수요가 줄거나, 집값이 내려가고 기존 차입자가 부실화할 우려도 커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이 부동산 가격에 미칠 영향을 묻는 말에 "기준금리 인상은 차입비용을 높여 주택 수요 둔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경기와 물가가 기조적인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되면 (통화)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방향성은 맞다"며 금리 인상 임박을 예고하는 '매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DTI를 대체할 더 강력한 대출심사 지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기 도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DSR을 전 금융권의 건전성 유지 관리 지표로 2019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내년 하반기로 적용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내년 초 시범 적용을 거쳐 같은 해 하반기부터 은행과 2금융권으로 DSR을 순차 시행하면 DTI는 사실상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DTI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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