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 1억원 축소.. 현금 부담 5000만원 가량 늘어날 듯

이해성 2017. 10. 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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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종합대책
리츠 공모 활성화해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유도
유한책임대출 장기적으로 확대

[ 이해성 기자 ]

한경DB


정부가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를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축소하면서 수도권 등에서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의 현금 부담이 최대 5000만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줄어드는 보증한도와 비율만큼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서 증가속도가 가파른 중도금 대출규모를 줄여 가계부채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집단대출은 지난 2014년 102조원에서 올 2분기 기준 137조원으로 2년 반 새 34%가량 늘었다.

공모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활성화 방안도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 담겼다. 국토부 부동산산업과 관계자는 “전매차익과 갭투자 등 저차원적인 직접투자에 쏠려 있는 부동자금 물꼬를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로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리츠는 오피스 주택 유통시설 호텔 등에 투자해 배당수익을 돌려주는 간접투자기구다. 99%가량이 사모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중도금 보증 한도와 보증율 동시 축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는 내년 1월부터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의 경우 기존 6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어든다. 기타 지방은 기존과 같이 3억원이 유지된다. 보증기관(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비율도 현재 90%에서 80%로 축소된다.

기존 보증이 없는 수요자가 9억원짜리 주택에 당첨된 후 중도금 60%(5억4000만원)를 대출로 조달할 경우, 보증받을 수 있는 금액은 현재 4억8600만원에서 4억3200만원으로 줄어든다. 5400만원은 개인신용 또는 시공사 보증 대출 등으로 조달해야 한다.

정부는 제한이 없던 중도금 대출 보증 대상 주택을 지난해 7월 입주자모집공고분부터 분양가격 9억원 이하로 묶었다. 한도는 수도권 광역시 세종시 6억원, 지방 3억원으로 설정했다. 이 조치에도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자 10월부터는 1명당 4건(주택도시보증공사 2건, 주택금융공사 2건)까지 허용하던 보증건수를 2건으로 축소했고, 대출금액 전액 보증을 90% 보증으로 바꿨다.

국토부가 지난 4~5월 매주 단위로 1차 중도금 납부 시점이 도래하는 300여개 사업장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중도금납부 지연율이 15~17%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 제한 강화도 유사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사업장 옥석을 가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분양 도입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본격화된 상태에서 선분양 가운데 큰 부분인 중도금대출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리츠는 영업인가 또는 등록일로부터 2년 내 주식 30% 이상을 공모로 조달해야 한다. 그런데 연기금이 30% 이상 투자하면 공모의무를 면제하는 특혜를 줬다. 당연히 절차가 번거로운 공모 대신 사모 중심으로 운영됐다. 지난 3월 기준 운용중인 172개 리츠 가운데 상장리츠는 단 4개에 불과하다. 앞으론 연기금이 50% 이상 투자해야만 공모의무를 면제해준다. 위탁관리 또는 비개발형 리츠에 대해선 예비심사를 면제해 상장심사기간을 현행 4~5개월에서 2~3개월로 절반 가량 줄인다.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에 대해선 7년마다 재심사기간을 둬 일정요건(채무상환비율 70%)을 충족하지 않으면 ‘강제 공모’에 나서도록 했다. 자(子)리츠에 투자하는 모(母)리츠 지분투자금액 가운데 20%만 부동산으로 간주하는 규정도 폐지한다. 모리츠 상장도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재 리츠 상장을 위해선 부동산을 총자산의 7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부동산 간주규정 때문에 모리츠 상장이 어려웠다는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을 오는 12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한책임 대출 2019년부터 전면 확대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어려워진 차주가 보유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주택파이낸싱 프로그램도 내년 가동한다. 해당 주택 소유권을 주택도시기금 등이 출자한 리츠에 넘기면 리츠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고, 차주는 임대료를 납부하는 대신 리츠는 특정 시점에 이 주택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내년 1000가구 가량을 이같이 변환할 예정이다.


현재 디딤돌대출에 일부 적용중인 ‘유한책임’ 모델을 민간 주택담보대출에도 장기적으로 확대한다. 유한책임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책임 범위를 담보주택의 가격 이내로 한정하는 것이다. 집값이 대출금 이하로 내려가는 ‘깡통주택’이 되어도 해당 집만 넘기면 그 이상 상환의무가 없어진다. 국토부는 현재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유한책임 디딤돌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 대상을 올 하반기 연 소득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한다. 내년엔 유한책임 대출을 보금자리론 등 다른 정책모기지로 확대한다. 오는 2019년부턴 민간 주택담보대출에도 단계적으로 유한책임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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