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대출 문턱.."거래 급감, 내년 1분기 변곡점"

배규민 기자 2017. 10.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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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가계부채대책]8·2대책·금리인상 가능성·대출 규제까지

대출 규제 소식에 부동산 업계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는 내년 1분기부터는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돼 거래 감소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출 규제 강화 전에 집을 사려는 매수 수요 증가도 예상되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K공인중개소 대표는 "요즘도 매수 문의가 뜸한데 대출 규제까지 발표 됐으니 연말까지는 그냥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낙담했다. 8·2대책으로 대출이 많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한 두건 내놓기는 했지만 매수자들이 선뜻 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실제 거래 성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급매물을 찾는 매수 희망자에게 연락해도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면서 막상 계약은 주저했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8.2대책의 정조준 대상지인 서울의 이달 아파트 매매량(서울부동산정보광장 24일 기준)은 2308건으로 지난해 10월(1만2878건)과 비교하면 약 6% 수준으로 1만건 이상이 줄었다. 긴 추선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도 급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을 이사철 성수기에는 보통 매달 1만건 이상이 거래되지만 지난달에도 총 8379건으로 전년의 77% 수준에 그쳤다.

높아진 대출 문턱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감소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DTI의 경우 실제 시행은 내년 1월부터지만 심리적인 위축과 가격 하락에 대한기대 또는 우려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란 예측에서다. 내년 1분기가 장기 침체로 갈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가 계속해서 주택 규제에 대한 의지와 경고 사인을 시장에 보내고 있다"면서 "강력한 8·2대책의 본격 적용과 금리 인상 가능성, 여기에 더 강력한 대출 규제까지 누적되면 내년 1분기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 청약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한 뒤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집을 사려는 반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부터 신DTI가 적용되면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임대를 분양 받을 수 있는 자격기준과 범위 등이 명확하게 나와서 무주택자들이 그 혜택을 체감할 정도가 되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대출이 아예 어려워지기 전에 연내 매수를 고민하는 실수요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초에 발표될 '주거복지 로드맵'도 향후 시장의 향방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갈림길에 서 있는 다주택자들은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긴 내용까지 확인한 뒤에 최종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며 "정책에 민감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 등의 투자상품 성격이 강한 부동산은 매수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출 규제에서 벗어난 지방 시장도 분양이 잘 되고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반사이익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 규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입주 물량 부담 등의 위험요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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