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 가계부채대책] 가계빚에 기대 '땅 짚고 헤엄친' 은행들 '급제동'

2017. 10. 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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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정부가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빚 내서 집 사는’ 시대는 끝났다고 천명함에 따라 그간 가계빚 증가세에 기대 편하게 영업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은행들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는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이 가계 대출 증가율보다 높았으나 2013년 초에 양측의 증가율이 역전됐고 이런 상태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업대출 증가율은 마이너스인데 가계 대출 증가율은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가계 대출 1313조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744조원으로 약 54%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 등을 담보로 한 가계 대출은 채권 불량 위험이 다른 대출보다 낮으므로 은행 입장에서는 비교적 손쉬운 영업인 셈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위험 가중치(2016년 말 기준)는 기업대출의 경우 64.7인 반면 가계 대출은 24.0, 주택담보대출은 19.7이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금융권이 편하고 안전한 영업으로 돈을 버는 동안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처럼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종합대책의 시행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앞세운 금융권의 개인 금융 영업에는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2분기 기준 10.4% 수준인 가계부채 증가율을 8.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신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2건 보유한 차주의 DTI를 산정할 때 주택담보대출 2건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전액 반영하도록 한다.

현행 대출 규제 하에서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원리금 부담을 모두 반영하지만,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자 부담만 고려했다.

DSR가 도입되면 금융기관은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신용대출 등 모든 원리금 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눈 지표를 기준으로 대출액을 산정하게 된다.

결국, 개인들은 투기목적으로 주택을 사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며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할 전망이다.

정부는 기술 혁신을 시도하는 중소기업이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업체 등에 자금을 공급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할 전망이며 금융권 역시 이런 기조를 염두에 두고 영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수익의 원천이 온통 가계대출 분야, 주택담보대출에서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은행이 영업을 보다 다변화해 혁신중소기업 대출 등 다양한 자금운용 통해 수익을 확대해나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은 중소기업 대출 등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심사 기능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았는데 중요 먹거리가 줄어드는셈”이라며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등으로 방향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경영 전략에서도 변화의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주요은행은 자산관리 확대, 신사업 발굴 등 대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KB금융은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KB 골드 앤 와이즈(GOLD & WISE)’를전국에 40개 이상 설치하고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자산관리(WM) 부문 담당 임원을 모아 ‘고객자산가치제고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전략적 대응에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동차 금융상품인 ‘신한 마이카 대출’ 대상에 수입 이륜차를 추가했고, 동물병원 대출을 출시한 것에 이어 신성장산업 특화대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은행들은 국외 사업 전략도 강화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미얀마·캄보디아 등을 중심으로 지분투자를 추진하며 인도네시아와 멕시코에는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외 점포를 확대해 현재 277개인 해외 점포를 조만간 500개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주요은행은 국외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송금 서비스 영업 쟁탈전도 벌이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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