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가락처럼 휜 기둥..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붕괴 위험
[뉴스리뷰]
[앵커]
1층 공간을 비워 기둥만 세운 건물 구조를 '필로티'라고 합니다.
하지만 건물을 떠받치는 힘이 약해 지진에 취약한데요.
실제로 이번 포항 지진 때 필로티 건물들의 기둥이 무너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었습니다.
기둥 속 철근은 밖으로 어지럽게 튀어 나왔습니다.
1층을 주차장으로 쓰려고 기둥만 세우고 공간을 비운 '필로티' 건물입니다.
적은 건축비가 장점이지만 건물 전체를 떠받치는 힘이 일반 건물보다 약해 지진이 났을 때 붕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택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가운데 88%가 필로티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택을 지을 때 주차장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싸게 주차장을 만들 수 있는 필로티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약한 구조인데 건물 대부분이 내진 설계마저 돼있지 않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3층 이상 건물은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지어야 하지만 법 적용 이전에 지은 건물까지 소급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내진 설계를 갖춘 건물이 20%에 불과한 이유입니다.
<최민수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민간 건축주한테 강한 법적 의무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고 비용에 대해서 지자체가 일부를 지원한다던지, 내진 보강을 했을 때 건축주에게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실제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도 피해건물의 80%~90%가 필로티 건물이었던 만큼 내진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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