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엔 테라스가 없다" 상식을 깬 오피스텔

이상빈 기자 입력 2018. 1. 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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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작고, 혼자 살아도 집은 집이죠. 오피스텔에 살아도 분리된 나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고, 날씨가 좋을 때는 의자 하나 놓고 커피 한잔 마실 테라스가 있으면 더 좋고….”

30대 후반 직장 여성인 정모(39)씨는 최근 서울에서 오피스텔을 분양받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테라스가 있는 오피스텔’을 발견하고선 한참을 머물렀다. 서울 강남권에서 새 오피스텔을 찾던 정씨 눈에 들어온 오피스텔은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서울 강동구 명일동).

이 오피스텔은 전용 27㎡짜리 원룸형인데 작은 테라스가 달려 있다. 창을 열면 외부로 완벽하게 노출된 1평(3.3㎡) 정도 테라스가 나타난다. 정씨는 “지금도 오피스텔에 사는데 유리창이 쪽문 수준이어서 답답한 느낌이 있다”며 “크지는 않더라도 가끔 휴식을 취할 탁 트인 테라스가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고덕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 오피스텔 전용 27㎡ 테라스형 평면
베란다를 휴식공간으로 만든 영국 런던의 한 원룸. /블로그 가치있다모든것은

대부분 1인 가구가 사는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평면’ 차별화 경쟁이 치열하다. 오피스텔은 대형 아파트의 큰 방보다 약간 큰 직사각형 공간에 현관, 화장실, 주방, 주거공간을 차례로 배치하는 형태가 대세였다. 공간이 좁다보니 평면 구성에 제한이 있고, 상품간 차별성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오피스텔 공급량이 크게 늘고 사용자 욕구도 다양해지면서 건설사마다 다양한 평면을 도입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평면은 ‘테라스 오피스텔’이다. 지난 2~3년 아파트 시장의 대세가 됐던 테라스 오피스텔로 옮겨온 것이다. 한국자산신탁이 지난해 4월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에서 분양한 ‘신진주역세권 더퍼스트 웰가시티’는 원룸인 전용 21㎡에 테라스를 넣어 큰 호응을 얻었다.

GS건설이 지난해 경기 안산시 사동(고잔신도시 90블록)에서 분양한 ‘그랑시티자이 2차’ 오피스텔은 전용 59㎡ 타입 대부분에 테라스를 배치했다. 정명기 GS건설 분양소장은 “단지 주변 풍광이 우수해 테라스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 이천 양우내안애 클래스568 오피스텔. 가변형 벽체를 설치한 평면.

원룸이나 투룸 오피스텔에 가변형 벽체를 도입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오피스텔에 작은 방 하나를 더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양우건설이 경기 이천시 안흥동에서 분양 중인 ‘이천 양우내안애 클래스568’ 오피스텔은 전용 46㎡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할 수 있다. 거실 공간 일부에 가변형 벽체를 도입해 2룸 구조를 3룸 구조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천장을 높여 다락을 만든 오피스텔.

복층형 오피스텔도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 강동구 ‘고덕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는 전용 29㎡·36㎡ 형 등을 복층으로 꾸몄다. 현대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최근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탄 2차’ 전용 22㎡B타입은 다락을 넣었다. 실사용 면적이 넓어진 덕에 전용 22㎡B는 평균 10.04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서 선보였던 ‘평촌 자이엘라’는 전용 84㎡ 2개실을 복층형으로 만들어 청약자 2544명이 몰리기도 했다.

업계에선 오피스텔 평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오피스텔이 주거 대체 상품으로 자리잡은 까닭에 평면에서도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양진석 와이그룹 대표는 “20~30㎡ 안팎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협소주택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한국 오피스텔에서도 다양한 공간 활용 아이디어가 나오고 상품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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