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YG도 놀란 JYP의 빌딩 투자 승부수

김윤수 빌사남 대표 입력 2018. 1.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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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빌딩]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의 3色 투자법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부터)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조선DB

SM과 YG, JYP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연예기획사라고 할 수 있죠. 세 회사가 키워낸 연습생 출신 스타들이 현재 우리나라 연예 시장을 쥐락펴락합니다.

세 회사는 부동산 투자에서도 남다른 성공을 거뒀는데, 재미난 사실은 부동산 투자법이 각 회사가 지닌 개성만큼이나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SM은 전통적 투자법을 고수합니다. ‘목이 좋은 곳’에 들어가 오랫동안 묵혀 놓는 ‘고전적 수법’으로 열 배가 넘는 부동산 가치 상승을 이뤘습니다. YG와 JYP는 모두 새 사옥을 짓기 위해 부동산을 샀습니다. 하지만 방식이 좀 다릅니다. YG는 속칭 뜨는 지역에서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한 후 콘텐츠를 녹이면서 빌딩 가치를 끌어올렸죠.

반면, JYP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 사옥을 지었습니다.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본 셈이죠.

이수만 SM 대표가 보유한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의 SM 본사는 대지 689㎡, 연면적 1536㎡,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빌딩입니다. 이 대표가 1999년 20억여원에 샀습니다. 이 대표는 2005년에는 본사 뒷편 다가구주택 두개 동(棟)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그가 다가구주택을 산 이유는 주택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기술을 걸었다’고 표현합니다. 대로변 건물과 뒤쪽 건물을 묶으면 두 건물을 합쳐 대로변 시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이렇게 두 건물을 합쳐 놓으니 현재 시세가 1100억원가량이 됐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투자 수익을 얻게 됐습니다.

이 대표의 투자는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2012년에 회사 명의로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대지 654㎡, 연면적 2482㎡, 지하 2층~지상 5층짜리 빌딩을 사들였습니다. 리모델링 후 사옥으로 쓰고 있죠. 당초 166억7000만원에 매입했는데 현재 빌딩 시세는 210억원 정도입니다.

JYP는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올림픽공원 대로변 코너에 있는 대지 1174㎡, 연면적 7149㎡, 지하 4층~지상 10층짜리 건물을 지난해 202억원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JYP는 원래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서 사무실 5개를 빌려쓰고 있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흩어진 사무실을 하나로 합치려고 했는데, 청담동에는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늘어난 인원을 수용하려면 연면적 6600㎡ 이상 건물이 필요했는데 청담동에는 큰 빌딩 매물이 없었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죠. 결국 ‘청담동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사옥용으로 쓸만한 건물을 찾아 성내동으로 이전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SM 사옥(위)과 마포구 합정동 YG사옥, 강동구 성내동 JYP사옥(예정). /빌사남 제공

YG 는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의 낡은 건물을 2007년 28억1000만원에 경매로 낙찰받았습니다. 이후 기존 건물을 헐고 대지 785㎡, 연면적 2093㎡, 지하 1층~지상 7층짜리 빌딩을 새로 지었습니다.

이 빌딩은 주택가에 있지만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가깝고, 강변북로로 진·출입하기 쉬워 접근성도 좋습니다. 3층부터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죠. 연예기획사 사옥은 주차가 매우 중요해 1층은 필로티 구조로 지었습니다. 이 건물 시세는 현재 13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YG가 들어오자 주변 땅값이 들썩거자, 양현석 YG 대표는 본사 인근에 땅을 더 사들였습니다. 준주거지역과 2종일반주거지역의 땅(7필지)이었죠. 현재 대지 3145㎡, 연면적 1만8905㎡, 지하 5층~지상 9층짜리 건물을 신축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모퉁이의 다가구주택을 시세보다 3배나 비싼 3.3㎡당 1억1000만원에 사들여 당시엔 논란이 됐죠. 하지만 이 주택이 없으면 필지 모양이 반듯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비싸게 매입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필지를 매입한 덕에 건물 규모가 커지고 다른 땅의 시세도 덩달아 오르면서 오히려 더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 빌딩 시세는 완공 후 9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 대표는 2011~2012년에도 인근 땅 639㎡를 총 56억여원에 사들였고, 2014년에 지상 6층 건물로 신축해 사옥과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건물 시세는 현재 10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결국 YG사옥으로 사용되는 빌딩 4개동 가치만 1130억원이 넘습니다.

SM·YG·JYP 사옥 위치. /네이버 지도

정리하면 JYP와 YG 모두 사옥을 염두에 두고 부동산을 매입했습니다. 그런데 접근법이 좀 다릅니다. YG는 일단 낡은 건물이나 신축 부지를 경매로 사거나 저렴하게 구입합니다. 이후 전부 사옥 용도에 맞게 신축한 후 YG가 입주해 동네 전체 분위기를 바꿨고 시세차익도 덩달아 얻게 됐습니다.

JYP는 투자 성공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미 뜬 청담동 대신 향후 뜰 가능성이 있는 성내동에 사옥을 지어 미래를 본 것이죠. 사실 성내동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올림픽공원이 바로 옆에 있고, 5호선 올림픽공원역과 둔촌동역도 가깝습니다. 서울시2030플랜에서 관광·쇼핑 산업벨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 지 자못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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