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풍선효과' 누리는 강동..9호선 연장 여부 '분수령'

김종윤 기자 2018. 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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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당성 조사 발표 임박, 9호선 연장되면 집값 또 뛸 듯
2년전부터 추진으로 사업 지연 우려도 나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를 내놓으면서 인근 강동구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강동구를 지나는 지하철 9호선 연장선 4단계 타당성 검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호선 연장이 확정될 경우 강동구 집값은 더 강남3구와 비슷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9호선 연장 가능성 시사는 자칫 부동산 과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강동구 매매가격 상승률은 17.87%을 기록해 전년(8.54%)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강동구는 정부가 강남·서초를 잡기 위해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풍선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다수 재건축 단지들이 입주·분양을 마무리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일동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호선 효과는 마곡지구에서 이미 경험을 했다"며 "4단계 연장은 일부 미사지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9호선 사업 중 종합운동장에서 보훈병원까지 이어지는 3단계는 올해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4단계는 보훈병원에서 고덕강일1지구까지 3.8㎞ 구간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4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강동에서 강남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선 9호선 4단계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시세에 상당수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추진하는 강일지구 흥행과도 연결된다. 연장선이 들어서는 강일지구는 1만 가구 이상으로 조성되는 사업이다. 대규모 인구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중교통 확대는 필수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동구는 강남4구에 포함될 정도로 몸값이 높아졌다"며 "9호선은 5호선과 달리 강남 접근성을 한번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건설사들은 9호선 연장 호재를 앞세워 강동구 분양에 집중했다. 2016년 고덕 그라시움(주공2단지)은 평균 1순위 경쟁률 22대1에 이어 지난해 아르테온(주공3단지)도 10대1을 찍으며 흥행을 기록했다. 두 단지 모두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9호선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한 단지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고덕숲아이파크(고덕주공5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7억7950만원에 거래됐다. 2015년 8월 분양 당시 6억원 초중반에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1억 이상이 오른 셈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에서 강남을 한번에 연결하는 교통의 역할은 집값 상승 요소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역 주변 유동인구 증가로 개발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9호선 개통과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가 2016년부터 진행 중이다. KDI의 결과가 나와야 예산 확보 등 다음 단계로 넘어 갈수 있다. 다만 조사 과정이 지연되면서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분위기도 있다.

상일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9호선 연장은 강동구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사업 지연에 대한 불안감도 동시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9호선이 연장되면 강동구 집값은 크게 오를 수밖에 없고 열풍이 인근 지역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이번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구청 입장에서는 당연히 9호선 연장이 필요하다"며 "일단 예비타당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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