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청약 당첨 행운 몰고 다니는 박지민 "당첨은 운이 아니라 전략"

이소은 2018. 2. 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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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 (4) 월용이
분양권 스타강사 박지민(닉네임 월용이). 최혁 기자

‘월용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박지민 씨(34)는 이달 경기도 과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의 일부 평형이 미달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전문가들이 과열을 예상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1억원 안팎 낮아 대부분 전문가들은 청약에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일부 평형은 미달됐고, 당첨자 청약가점이 15점에 불과한 주택형도 나왔다. 덕분에 그의 수강생 여럿이 당첨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1순위 자격과 경제력을 동시에 갖춘 과천 거주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간파했다.

박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분양권 전문가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월용이의 부동산 일지’를 받아보는 구독자만 5700여명에 이른다. 최근 과열이 예상됐던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의 당해 청약 미달 결과를 미리 점치면서 추종자들이 부쩍 늘었다. 패션 브랜드 개발홍보담당자인 그는 8년차 직장인이다. 닉네임에 담긴 의미처럼 ‘월급을 용돈으로’ 쓰고 있는 그를 만났다. 

▶가장 최근 수강생을 당첨 시킨 사례는.

“이달초 과천에서 분양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에 수강생을 여러명 당첨 시켰다. 다른 전문가들은 ‘로또 청약'이라는 등 과열을 예상했지만 사실 과천 인구를 분석해보면 당해 청약자들은 당첨이 어렵지 않은 구조였다. 
 과천시 인구 대비 해당 단지 청약 가능 세대수를 추려내니 당해 청약자는 500~600명으로 좁혀졌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전용 59㎡에 70% 가량이 쏠리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전용 84㎡의 2개 타입은 미달이 날 거라는 게 빤히 보였다.(당시 블로그에 이같은 내용을 올렸다). 과천 실거주를 생각하는 수강생들에게 전용 84㎡ A타입과 T타입 중 하나를 찍어 청약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2개 타입이 당해 청약에서 미달되면서 이들이 당첨됐다. 예상이 적중한거라 스스로 뿌듯했고 감사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분양권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단순히 내 집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른살이 되던 해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경매 공부를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지역 시세를 분석하고 거래 사례를 비교해 낙찰가를 정하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더라. 공부는 많이 했는데 낙찰은 안됐다. 그러다 아파트 청약 시장을 알게 됐는데 복잡한 경매 과정을 분양에 접목 시키니까 한층 수월했다. 청약을 넣어야 할지말지 결정이 딱 나오더라. 그렇게 광교의 한 아파트에 청약해 신혼집을 얻었다. 처음에는 미분양이었지만 이후로 가격이 많이 뛰었다. 그렇게 재미를 붙여 본격적으로 분양권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서 분양권 투자를 준비하는 일반 직장인들에게 나의 사례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투리 시간과 주말을 이용하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분양 소식이 들리면 중개업소에 전화해 실제 시세를 물어보고 주말에는 모델하우스를 다닌다. 사실 분양권은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다. 모집공고가 나오고 분양가가 공개된 다음부터 주변 조사를 시작하면 된다.”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청약 미달을 예상한 게시글. '월용이의 부동산 일지' 블로그 캡처

▶어떤 계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했나. 

“내 성공담을 듣고 주변사람들이 먼저 나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의 상담을 도맡아 했다. 주변 지인들의 가점이나 보유 현금, 투자와 실거주 여부 등의 상황을 듣고 내 나름의 청약 전략을 짜줬다. 그렇게 수십 건 당첨 시키면서 빅데이터가 쌓였다. 그런 경험들이 다음 상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선순환 구조가 된 거다.”

▶분양가의 적정성 판단은 어떻게 했나. 

“분양가가 나오면 주변 시세와 비교하는 작업을 반드시 거친다. 입지경쟁력 공급물량 등을 따져 향후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없는지도 분석한다. 요즘은 실거주라고 해도 가격 상승을 동시에 노리는 이들이 많아서다. 당첨 확률도 높고 아파트값 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분양권 분석할 때 주로 어떤 자료를 참고하나.

“특별할 건 없다. 신규 단지의 홈페이지와 모집공고, 네이버 시세 등을 참고하는 편이다. 그동안 경험치가 쌓이고 히스토리가 쌓이다보니까 이 자료들을 조합하면 경쟁률과 당첨 확률이 어느 정도 나온다.” 

▶직접 분양권 투자도 있나.

“첫 집으로 마련한 아파트를 분양가보다 1억원 정도 뛴 가격에 매도했다. 1억원 수준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그렇게 전용면적 59㎡ 아파트에서 같은 동네의 전용면적 84㎡아파트로 이사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분양권으로 취득했다.”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집객 사진. 대우건설 제공


▶시행착오는 없었나.

“미분양 아파트로 첫 집 마련을 하고 시세 상승을 경험하다보니 인근 미분양 아파트에 또 도전했다. 그게 입주 전까지 계속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면치 못했다. 첫 성공을 믿고 무작정 도전했던 게 실수였다. 예비당첨이 됐는데 계약금을 미리 마련해놓지 않아 계약을 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놓친 아파트가 송도, 세종, 광교 등에 있다.”

▶강의까지 하게 된 계기는.

“블로그를 시작한 게 시초가 됐다. 투자 히스토리를 저장·보관하는 차원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방문자가 많아지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마일리지맨’이라는 유명 부동산 블로거와 친분이 생겼다. 그를 통해 부동산 강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월천재테크 카페를 소개 받았다. 이 카페 주인장 월천대사의 권유로 분양권 강의를 시작했다.”

▶수강생은 어떤 사람들인가.

“분양권은 갭투자나 상가, 토지, 재건축·재개발 투자와 다르다. 따로 배우는 게 좋다. 수강생 중 상당수는 다른 투자도 하는 사람들이다. 투자 모델을 하나 더 장착하기 위해 강의를 듣는다. 연령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물론 30~40대 실수요자 비율이 가장 높다. 60대 어머니가 직장 생활에 바쁜 30대 아들·딸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공부하는 경우도 있다. ”

▶수강생 중 실패한 이는 없나.

“리스크가 있는 물건은 주변 지인들이나 수강생들에게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철저하게 이익이 생길 수 있는 물건을 제시한다. 원칙은 청약 당첨이다. 당첨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분양권을 매입할 수도 있다. 분양권 프리미엄은 최대 300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매입해야 위험부담이 적다고 생각한다.”

▶청약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가장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마련할 수 있는 현금은 얼마나 되는지, 중도금 대출 건수 제한에 걸리지는 않는지, 나의 가점은 몇점인지도 알아봐야 한다. 
그렇게 나를 알았으면 이제 청약 대상을 알아보면 된다. 우선 지역이다. 내가 청약하려는 단지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지 아니면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가 이 지역에 청약을 넣을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음은 청약 예치금이다. 서울에 청약하려면 모집공고일까지 예치금이 300만원을 넘어야한다. 끝으로 전매제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있는지, 전매제한 기간이 언제까지 인지 살펴봐야 한다. 급전이 필요해지는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매제한 기간이 없거나 짧은 곳에 청약해야 한다. 
이런 사항들이 파악되면 내가 청약하려는 곳이 나와 맞는 지, 나와 맞는 곳은 어디인지가 딱 나온다.”   

▶수강생들이 쉽게 간과하는 점은.

“청약자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가 자신의 가점으로 당첨되기 어려운 아파트를 노리는 거다. 가점이 50점이면 커트라인이 55점, 60점까지 예상되는 아파트에 청약하고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는 식’이다. 그런 분들이 이상과 현실의 갭을 좁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가점 50점인 한 수강생이 커트라인이 60점을 넘는 신길뉴타운 소형 아파트에 청약하려고 한 적이 있다. 상담을 통해 설득한 끝에 50점으로 당첨 가능한 고덕 아르테온에 청약하도록 유도했고 결국 당첨이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 중에서도 “청약은 운에 달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해다. 분석적으로 접근해 전략만 잘 짜면 당첨 확률을 배로 높일 수 있다.”

▶예비청약자들이 자주 하는 또다른 실수는.

“보유 자산이 부족하면서도 비싼 아파트만 원하는 것이다. 보통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요즘에는 중도금 집단대출도 40%까지 밖에 안나온다. 즉 분양권을 유지하려면 계약금 10%와 중도금 20%를 합쳐 총 분양가의 30%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 자산이 부족하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현금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에 청약하려는 수강생이 있었다. 어떤 아파트를 추천해줘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휘경 해모로 프레스티지(서울 휘경1구역)’ 분양이 시작됐다. 이 단지는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로 구성돼 있었다. 이렇게 되면 대출로 중도금 전체를 조달할 수 있다. 흔히 보기 힘든 계약 조건이었다. 이 수강생은 자기 조건에 맞는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모집공고를 꼼꼼히 보고 수강생의 상황에 적합한 분양권을 추천해주는 것도 내 일이다.”

분양권 스타강사 박지민(닉네임 월용이). 최혁 기자

▶기존 분양권을 매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주변에 입주한 단지, 대장 아파트와 비교해야 한다. 신길뉴타운을 사례로 들어보자. 신길뉴타운의 대장 아파트 ‘래미안 에스티움’ 전용 59㎡의 시세는 8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현재 같은 평형대의 ‘신길뉴타운아이파크’ 저층 분양권의 프리미엄은 1억원 정도다. 분양가가 5억원이었으므로 총 매매가는 6억원인 셈이다. 지금 당장 사려면 얼마가 필요한가. ‘래미안 에스티움’은 전세 시세가 5억원 정도니 전세 끼고 매입한다해도 당장 3억원이 필요하다.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분양권을 매입하려면 계약금(10%) 5000만원과 프리미엄 1억원, 5·6차 중도금(20%) 1억원 등 2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계산이 끝났으면 이제 ‘신길뉴타운 아이파크’의 시세가 ‘래미안 에스티움’을 따라갈 것인지와 입주 시점에 ‘신길뉴타운 아이파크’의 전세 시세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스스로 더 낫다고 판단되는 곳을 사는 거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분양권 상태일 때 사는 게 입주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예비 청약자 대부분이 웃돈을 기대한다.

“청약을 처음하는 이들은 무조건 실거주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돈 계산이 끝난 상황에서 당첨될 방안을 연구해야 리스크가 적다. 사실상 분양가 상한 규제를 받는 서울 강남이나 세종시 등은 그나마 웃돈을 예상하기 편하다. 공공택지나 보금자리지구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한 편이다. 문제는 기존 주거지역에서 신규 아파트가 분양할 때다. 이때는 웃돈 예상이 어렵다. 분양가에서 얼마나 오를 지 촘촘히 분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작년 분양한 ‘김포 한강메트로자이’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주변 시세와 개발 호재를 함께 살펴야 한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 당 1200만~1300만원이었다. 마곡지구 입주와 동시에 대체주거지로 김포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운양동 쪽은 3.3㎡ 당 시세가 1200만원 정도로 안정된 상황이었다. 이 단지는 운양동보다 서울에 더 가까웠다. 심지어 올해 개통하는 김포도시철도 걸포북변역이 단지 앞에 예정돼있다.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른 사례가 더 있나. 

“안양에서 분양한 ‘명학역 반도유보라’도 마찬가지다. 분양할 때 인근 대장 아파트인 ‘메가트리아’는 입주가 끝난 상황으로 전용 59㎡ 기준 시세가 4억원 중반 정도 됐다. ‘반도유보라’는 그보다 1억원 가량 싸게 분양했다. ‘메가트리아’와 비교해 단지 규모가 작은 게 흠이었지만 명학역과의 거리는 훨씬 가까웠다. 결국 ‘메가트리아’와 갭 메우기에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고 적중했다. 
지난해 인천시 구월동에 공급된 ‘구월 지웰시티 푸르지오’는 신축 아파트라는 희소가치가 있어 상승세가 예상됐다. 주변 구축 아파트들이 입주 10년차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인근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 전용 84㎡ 매매가가 4억원 중반이었는데 그것보다 저렴하게 분양했다. 인천 1·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이 가깝다는 점과  GTX-B노선 등의 호재도 눈여겨봐야 했다.”

염리3구역 공사 현장. 이소은 기자


▶결국 ‘역세권’이란 얘긴가.

“그렇다. 오르는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역이 가깝다는 것이다. 웃돈을 기대하며 청약한다면 역세권인지 아닌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올해 주목할 만한 신규 분양 단지는.

“수도권에서는 과천지식정보타운과 하남 감일지구를 꼽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흑석3구역과 염리3구역, 마곡지구, 당산역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등이 ‘핫’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 철학이 있나.

“차선책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최선만 바라보고 있다보면 모두 놓치기 쉽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단지가 아니더라도, 나의 관심지역 안에 있고 내 자금사정에 맞는 단지라면 청약해보는 게 중요하다.”

▶올해 직접 청약할 계획이 있나.

“오는 6월부터 1순위 자격이 회복이 된다. 실거주가 아닌 투자용으로 비조정지역에 청약할 생각이다. 유망 지역은 인천, 김포, 안양, 수원, 용인 등 서울 인근 위성도시들이다.”

▶최종 목표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물려 받은 것 없는 사람들에게도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수강생들의 당첨 소식을 들으면 성취감이 크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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