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방문객수 뽐내던 건설사들, 이젠 '쉬쉬'하는 이유

국종환 기자 2018. 6.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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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한때 흥행의 척도처럼 여기며 자랑하던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를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주 분양에 나선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서울 신정뉴타운 2-1구역 재개발)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 아침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분양대행사 측은 방문객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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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찍힐까 눈치..'방문객수 부풀린다' 불신 영향도
4월 경기 하남 감일지구에 분양한'하남 포웰시티' 모델하우스에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 긴 대기줄이 형성된 모습© 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주요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한때 흥행의 척도처럼 여기며 자랑하던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를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주 분양에 나선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서울 신정뉴타운 2-1구역 재개발)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 아침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분양대행사 측은 방문객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단지는 양천구 역세권 단지인데다 지역 내 새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 분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에 더해 정부의 고분양가 규제로 시세 대비 1억~2억원 가량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돼 '로또 아파트'로 입소문이 나면서 수많은 방문객이 찾았다. 실제 2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도 총 399가구를 모집했는데 1만190명이 몰려 평균 25.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예전같으면 이 정도의 인기면 건설사가 앞장서서 청약 전부터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를 공개해 홍보에 이용했겠지만 '상당한 방문객'이 찾았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올해부터 모델하우스 방문객수를 세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알려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보다 앞서 4월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대우·포스코·태영건설)이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 분양한 '하남 포웰시티' 모델하우스에도 구름인파가 몰렸다.

개관 첫날 평일임에도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이 몰려 수백미터 장사진을 이뤘다. 모델하우스 내부 입장까지 최대 3시간 가량이 소요됐을 정도다. 새벽 4시30분부터 줄을 선 방문객도 있었다. 열기는 청약으로 이어졌고 총 2096가구 분양에 5만5110명이 신청해 평균 26.3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하지만 건설사 측은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를 밝히기 꺼려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건설사들이 모델하우스 홍보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에 대해 정부의 정책기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19 부동산 대책부터 시작해 8·2 대책, 9·5 후속조치, 가계부채 관리방안, 임대주택 활성화방안 등 규제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며 집값 잡기에 노력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델하우스에 "몇만명이 몰렸다"고 자랑하는 것은 마치 정부 기조에 반해 과열을 부추기는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될 수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분양현장이 과열 단지로 낙인 찍힐 경우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고 향후 해당지역 분양사업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정부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하남 미사역 파라곤' 등 서울, 수도권 인기 분양단지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즉각 불법청약단속에 나선 바 있다.

이와 함께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에 대한 '불신' 등 여론의 비판적인 시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부 건설사들이 분양 흥행을 위해 방문객 수를 거짓으로 부풀린다는 폭로가 곳곳에서 나오면서 수치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실제 방문 인원보다 1.5배, 최대 2배까지 부풀리는 사업장들이 비일비재했다"며 "방문객 수에 대한 여론이 차가워지면서 이를 시정하려는 움직임들이 건설사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 공개가 서서히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같이 정보가 발달한 시대에 수요자들은 철저히 입지와 주거환경, 투자가치 등을 조목조목 분석해 청약을 결정한다"며 "예전같이 방문객 수로 흥행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현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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