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부동산] 윤곽 드러낸 보유세 개편 방향..강남권 고가 아파트 긴장

이미연 입력 2018. 6. 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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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다시 정조준..1주택자는 고가여도 세금폭탄 피해

주택시장 과열을 잡기위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개혁특위)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인상에 촛점을 맞춘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부동산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누진세율을 적용,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관련 주무관청의 목적이 뚜렷하게 배어있다. 특히 다주택자를 대상으로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부세율을 함께 인상하지만, 1주택자에겐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올리는 방안을 제시해 고가 주택에 거주하더라도 연금으로 생활하는 은퇴자 등의 실수요자들은 제외했다.

◆ 참여정부 대표 부동산정책 '종부세'의 부활 신호탄?

종부세는 참여정부의 대표 부동산 정책 중 하나로 부동산 투기 억제와 지방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유명무실화 됐다.

강병구 재정개혁특위 위원장은 "조세부담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2005년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2009년 대폭적 세율 인하와 공시가액 80% 고정 등으로 실효세율이 아주 낮을 뿐 아니라 공평과세의 취지를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공동으로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방안'을 주제로 연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수렴해 오는 28일 재정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특위 차원의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으로 최종 확정해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논의는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는 목적 하에 현정부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개편 논의가 있었다.

[자료 = 재정개혁특위]
이번 세제개편안은 종부세에 초점을 맞췄다. 종부세는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와 주택 소유자에 대해서 국세청이 별도로 누진세율을 적용해 국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종부세제 개편안은 총 4가지 시나리오로 제시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간 10% 포인트씩 올리는 방안 ▲세율의 누진도를 키워 최고세율을 2.5%(주택 기준)까지 올리는 방안 ▲이 두 가지를 병행 ▲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올리되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및 세율을 인상해 차등과세하는 방안 등이다.

◆ "보유세 과세 강화로 거래 소강 지속…강남권 타격 클 것" 전망

종부세 과세 강화 방침으로 고가 부동산이 몰린 서울 등 수도권은 거래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국세통계연보(2016년 종부세 정기 고지 및 신고분 기준)에 따르면 전국 종부세 과세 인원은 총 33만5591명이고 합계 세액은 1조5297억9000만원이다. 이중 서울은 인원비중 50.2%, 세액 비중 62.3%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경기를 합친 수도권 규모는 인원비중 77.5%, 세액비중이 79.1%나 된다.

물론 종부세액의 72%(1조1041억7000만원)는 법인이 부담하고 있으나 개인에게 부과된 4256억2000만원 중 79.1%는 수도권에 쏠려 있기 때문에 과세 강화에 대한 부담이 이들 지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수요억제 정책에 부동산 보유세 과세 강화까지 나온 상태라 여름 비수기 거래소강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며 "연내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택보다는 신규분양시장으로 수요가 이전하거나, 다주택자는 (종부세 합산배제 적용을 받아) 보유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 세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강남권 입주예정 단지 중 입주를 6개월 앞둔 송파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 = 매경DB]
보유세 인상이 양도세 중과보다 더 부담스러운데다 향후 금리 인상과 입주물량 증가 등 집값 하락 리스크를 고려해 보유보다는 매도를 고려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매수자도 보유세에 대한 부담때문에 관망세가 짙어져 매물 적체 현상이 발생, 결과적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현재 불황이 이어지는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 침체되는 한편 지금까지 활황세를 보였던 수도권도 이 타격을 버티지 못하고 하락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은 강남권이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최근 2~3년 간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커 보유세 부담도 큰 데다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으로 악재가 몰려 있어 강남권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며 "여전히 뜨거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 역시 개발호재 기대감도 있지만 단기간 상승한 가격 부담과 보유세 부담으로 매수자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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