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2가는 '용산 가로수길' 새단장 중..카페·맛집 속속

김수현 기자 2018. 7.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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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12시쯤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앞. 깔끔한 정장을 갖춰입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좁은 골목길 사이로 들어갔다. 따라가 보니 새로 들어선 듯한 세련된 외관의 음식점과 카페들이 보였다. 대기줄이 있는 가게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 /김수현 기자

한강로2가 일대에 신흥 상권이 형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신용산역 1번 출구부터 삼각지역 3번 출구 사이 저층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인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입주한 이후 유동인구가 늘면서 골목마다 새 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업고 새 가게 속속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은 1층에 상가를 낀 원룸·사무실용 건물들과 단독주택 등이 주로 있던 곳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별다른 특징이 없었지만, 지난해 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완공돼 입주를 마친 이후부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지하 7층~지상 22층에 연면적 18만8902㎡에 이르는 대형 오피스다. 3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이 곳에 입주하면서 자연히 일대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다.

조선일보DB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한강로2가를 포함한 신용산역 상권의 지난 5월 유동인구는 8만601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5만3100명)보다 무려 3만명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곳은 특히 주변이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는 것과 달리 지구단위계획에서 제외된 건물이 많은 지역이다. 신축이나 리모델링 등에 제한이 없는 것이다. 덕분에 허름한 단독주택이나 상가건물들이 리모델링되는 사례가 늘었고, 직장인들을 겨냥한 밥집이나 카페 등이 줄줄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새 가게는 신사옥과 가까운 용산우체국 뒤편에 특히 많이 들어섰다. 이외에도 블록마다 두세곳 정도는 새로 문을 열었다. 밥집 ‘모나미카레’, 중식집 ‘일일향’, 카페 ‘보일링팟’, ‘브로일링커피컴퍼니’, ‘분코 바이트’, 고깃집 ‘우다움’ 등이 올해 들어 오픈한 곳. 이중 일부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손님까지 느는 추세다.

샐러드 가게 ‘위믹스’를 운영하는 김상훈 대표는 “가로수길이나 압구정로데오 쪽도 알아봤는데, 신사옥이라는 확실한 배후수요가 있으면서 개발은 아직 덜 된 이 동네 상권이 유망할 것이란 생각에 올해 3월 가게를 열었다”면서 “직장인들이 주로 방문하지만,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며 외부 지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 /김수현 기자

◇신민아도 샀지만…“주중 직장인 위주, 초기 상권 감안해야”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투자자들도 몰리기 시작했다. 빌사남에 따르면 한강로2가 일대 단독주택이나 상가건물 등 꼬마빌딩은 2015년 12건, 2016년 11건, 2017년 13건 손바뀜이 이뤄졌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10건이 매매됐다.

용산우체국 뒤편에 이면도로에 있는 한 단독주택은 지난 1월 3.3㎡당 약 9000만원, 12억6000만원에 팔렸다. 잘 보이는 모퉁이에 있는 집이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한강로2가 한성부동산의 이은석 대표는 “상가로 개조할 수 있는 단독주택이나 건물에 투자하겠다고 찾는 사람이 많은데, 이미 손바뀜이 많이 이뤄져 매물이 거의 없다”면서 “우체국 뒤편 이면도로쪽은 3.3㎡당 1억원 이상 호가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 /김수현 기자

배우 신민아씨도 올해 이 지역에서 3.3㎡당 약 5300만원, 55억5000만원에 땅과 부속 건물을 매입했다.

점포들은 전용면적 99~115.5㎡짜리가 가장 많은 편이다. 1층 기준 보증금은 5000만원 전후, 월 임대료는 350만원 안팎이다. 상권이 막 형성되고 있는 수준이라 아직 지난해보다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최근에 매수한 건물일수록 임대료는 높게 책정돼 나오고 있다. 권리금이 붙은 가게도 늘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를 배후로 둔 상권이라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상권이 막 형성되고 있는 수준이라는 점은 한계다. 그럼에도 용산공원 및 용산국제업무지구, 신분당선 신사~용산 연장선 등 인근 개발호재가 꽤 있는 편이라 전망이 괜찮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강로2가 N공인 관계자는 “주변이 업무지구로 개발되고 있어 상주인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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