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부동산 공인중개사 2명 중 1명은 올해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전세·월세 시장이 모두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 부동산과 달리 서울 집값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상위 10% 고가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이 9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역·계층 간 부동산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16일 공개한 전국 6000여 협력 공인중개사 대상 ‘2018 하반기 주택시장’ 설문 결과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들은 하반기 가격 전망을 매매(48.1%) 전세(55.0%) 월세(59.5%) 시장 모두 ‘보합’으로 꼽았다. 신규 공급물량 증가와 보유세 개편, 금리 인상 및 각종 규제 등 다양한 변동 요인에도 불구하고 하락 우위 의견이 많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집값 보합세를 예상한 응답이 각각 62.3%, 55.4%였다. 하락을 전망한 응답은 서울 25.5%, 수도권 37%로 적었다. 반면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 응답이 55.3%로 우세했고 보합이 40.4%로 상승 전망은 거의 없었다.

매매가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들은 집값 상승 선도지역과 인근 지역 간 ‘갭(가격차) 메우기’(25.4%), 개발 호재(20.9%), 신축 및 신규 분양시장 호조에 따른 동반상승(20.0%)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방시장에 대한 비관 전망이 우세함에도 전국 시장 보합세를 전망한 배경에는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개발 호재 및 신규 시장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양극화는 지역뿐 아니라 계층 간 격차로도 확인된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의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거래가격은 2018년 상반기 14.2배로 지난해(13.9배)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가 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014년 6억원 돌파 후 급격히 상승해 지난해 9억1200만원으로 처음 9억원대를 돌파했다. 올 상반기 역시 9억3000만원으로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소득 격차보다 자산 격차가 더 빠르게 벌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는 10.6배로 2015년 9.1배에서 2년 만에 1.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가 상·하위 10%의 격차는 2015년 11배에서 2017년 13.9배로 증가폭이 훨씬 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