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잠든 사이에 역세권 개발 힘입은 강북 재개발 '속도'

김수현 기자 2018. 7. 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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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주목을 덜 받았던 동대문구 청량리 주변이나 은평구 수색·증산 등 강북권 재개발 구역들이 인근 역세권 개발에 힘입어 시동을 걸고 있거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도 개발이 덜 된 곳이었던 만큼 재개발을 계기로 지역 위상이 달라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부동산 업계와 동대문구에 따르면 ‘청량리 역세권’으로 꼽히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8구역 추진위원회는 추정분담금 산정을 위해 감정평가업체를 최근 선정했다.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를 조합원들에게 얻기 위한 사전 절차다. 이곳은 2005년 추진위가 설립되고 2008년 구역지정이 됐지만 그간 사업이 크게 진척을 보이지 못 하다가 올해 들어 사업이 재추진되고 있다. 면적 9만3697㎡에 1515가구로 건립이 예정돼 있다.

바로 옆 전농9구역 추진위원회는 구역지정을 조만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정비예정구역으로, 그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한때 직권해제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추진위의 신청서가 들어오면 서울시 심의를 거쳐 내년 3월쯤 지구지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추진위는 기존 정비면적(3만7000여㎡)을 6만7000여㎡로 확대하고, 1498가구(임대 225가구 포함)로 지을 계획을 준비 중이다.

동대문구 청량리 6·7·8구역 재개발 역시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 청량리7구역은 총 761가구(임대 134가구 포함)로 기존보다 가구 수를 늘리는 내용으로 사업시행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 중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청량리8구역은 지난 11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추진위 단계인 청량리6구역은 오는 9월 조합설립 인가 신청을 목표로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6구역 관계자는 “동의율 7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단지들도 있다. 역 주변 집창촌을 재개발하는 청량리 4구역 자리에는 최고 65층 높이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1372가구) 복합단지가, 용두동 동부청과시장 일대에는 최고 59층짜리 ‘청량리 한양수자인’(1152가구)이 하반기 중 공급될 예정이다.

‘수색역세권’에 드는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 재개발 사업도 분주하게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에는 사업 막바지 단계인 구역들이 많다. 지난 12일 은평구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수색13구역은 대지 5만5090㎡에 1402가구를 계획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 중 관리처분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은 증산2구역과 수색4·6·7·9구역에 이어 6번째 분양 단지가 될 예정이다. 시공사는 SK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다. 대지면적 11만2694㎡에 1704가구를 계획 중인 증산5구역도 지난 5일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아, 일정대로라면 올해 11월쯤 관리처분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총 472가구로 계획하고 있는 수색8구역도 지난 11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수색·증산 일대는 수색4구역이 지난해 6월 ‘롯데캐슬 DMC더퍼스트(1192가구)’로 분양해 첫 스타트를 끊었고, 수색9구역(753가구·SK건설)과 증산2구역(1386가구·GS건설)이 각각 오는 9월과 12월쯤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강북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던 지역의 재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주변 역세권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재개발 사업성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량리역세권의 경우 이 지역 발전을 가로막았던 집창촌이 철거돼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 다음달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이고 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도 논의 중이라 교통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수색역세권 개발도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수색역세권 개발방향을 세우는 ‘수색역 광역거점 발전계획’ 용역을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수색역 차량기지 부지(17만2000㎡)와 철도 정비시설 부지(11만6000㎡) 등에 대한 개발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다.

차량기지 등을 이전하고 남는 땅을 백화점과 상업시설, 오피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하도록 유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색역세권 개발구역 가운데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부지(3만5000㎡)는 지난해 10월 롯데쇼핑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됐다.

강남권 재건축이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 직격탄을 맞으면서 강북권 재개발 사업이 역으로 ‘풍선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서울 시내 상당수 역세권 개발 자체가 최근 들어서야 속도를 내고 있고, 강남 재건축이 정지돼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재개발 우위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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