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건설이슈]'피자 한판'으로 시작된 부동산 규제.. 추가 대책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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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 현장.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이후에도 9·5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12·13 대책 등 매달 한 번꼴로 규제를 쏟아내며 주택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했습니다.
올 들어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보유세 개편안 발표 등 굵직한 대책을 연이어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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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기재부, 위원회 열어 추가 규제 검토
종로·동대문구 등 투기지구 추가 지정 예상
매물 씨가 말라 한두건 거래에도 시세 '쑥'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해 7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 현장.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이 발언의 후폭풍은 상당했습니다.
출범 한달여 만에 분양권 전매를 대폭 강화하는 6·19 대책을 내 놓았던 정부는 문 대통령 발언 이후 12년 만에(2005년 8·31 부동산 대책 이후) 가장 강력한 규제로 평가받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것을 비롯해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대출, 세제, 청약 등을 대폭 강화해 ‘규제의 끝판왕’으로까지 불렸습니다. 이후에도 9·5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12·13 대책 등 매달 한 번꼴로 규제를 쏟아내며 주택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했습니다.
올 들어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보유세 개편안 발표 등 굵직한 대책을 연이어 내놨습니다. ‘대책으로 시작해 대책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할 정도로 부동산 문제는 현 정부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현안입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강력한 규제로 되레 부동산 불패 신화에 힘을 실어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규제폭탄을 쏟아냈는데 현 주택시장은 모습은 어떨까요? 서울 지역은 또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8% 상승하며 지난 2월 마지막 주(0.21%)에 이어 23주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15주 연속 내렸던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를 비롯해 부동산 비주류 지역이던 은평·동대문·동작구 등도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규모 개발 계획 발언으로 용산구와 여의도가 속한 영등포구는 한달째 아파트값이 수직 상승중입니다.
이제 다급한 건 정부입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추가 규제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집값 전쟁 2라운드’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종로·동대문·동작구 등 최근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곳을 투기 지역으로 추가 지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 지역은 현재 서울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1곳(강남4구·마포·용산·성동·영등포·노원·강서·양천구)과 같이 강화된 대출 규제(주택담보대축 건수가 가구당 1건)와 양도세 가산세율(10% 추가)을 적용받게 됩니다. 국토부는 또 오는 10월까지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서울 전역에서 주택매매 거래건에 대한 신고가격·자금조달 계획서 등을 집중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대책 효과가 먹히지 않자 현장 단속을 강화하는 각개전투에 나선 모습입니다.
과연 집값이 잡힐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누르면 누를수록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던 서울 집값 상승의 학습효과를 거론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규제 강화 탓에 최근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건 투자자들이 아닌 실수요자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수요는 꾸준한데 각종 규제로 매물 자체가 부족하니 한두 건의 거래에도 집값이 뛰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인데요. 단기적인 수요 억제 대책은 시장에서 효과가 없음이 증명된 만큼, 국토부가 어떤 새로운 규제 카드를 꺼내들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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