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땅 투자도 수도권∙강원 '양극화'..상반기 파주 토지 2조원어치 손바뀜

김수현 기자 2018. 8. 13. 09: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올해 급진전되면서 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접경지 토지 투자도 수도권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파주와 인천 강화 등 서울 인근 접경지일수록 토지거래가 활발하고 거래가도 눈에 띄게 오른 반면, 반면 강원도 쪽 접경지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그래픽=이민경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밸류맵이 접경지 경기 연천·파주, 인천 강화, 강원 고성·양구·철원·화천 등 8곳의 토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의 올해 상반기 순수 토지 거래신고 건수는 53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03건)보다 27.8% 늘었다. 총 거래 면적은 770만2883㎡로 작년 상반기(440만6045㎡)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전체 거래금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파주 토지 거래 총액은 1조9609억원으로 2조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8536억원)의 두 배를 훌쩍 웃돈다.

파주 지역은 남북 화해 무드에 힘입어 10년 넘게 팔리지 않던 땅이 새 주인을 찾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인창개발은 올해 5월 파주시 와동동 1471-2번지 일대 상업용지 2개 필지(8만9979㎡)를 4311억원에 사들였는데, 이 두 필지가 모두 올해 상반기 파주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토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7년부터 이 땅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불발됐던 택지다.

2위는 올해 6월 2090억원에 거래된 파주운정3지구 A5블록 11만1214㎡로, 추첨으로 매각된 택지인데 당시 입찰 경쟁률이 115대1에 달했다.

경기 연천군과 인천 강화군 토지 손바뀜도 활발했다. 강화군 순수 토지 거래 신고건수는 3918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3402건)보다 15.1% 늘었다. 총 거래면적(347만㎡→414만㎡)과 거래금액(2497억원→3140억원), 1㎡당 거래액(7만2000원→7만6000원)도 지난해보다 모두 늘었다.

연천군의 경우 올해 상반기 거래건수가 188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412건)보다 33.5% 늘었다. 이 지역은 특히 총 거래면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거래된 토지 면적은 516만㎡로 지난해 상반기(278만㎡)의 2배에 가깝다. 거래금액도 1156억원에 달하며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수도권고 대조적으로 강원도 지역의 접경지 토지 거래는 대체로 주춤했다. 고성군을 보면 올해 상반기 이 지역 순수 토지 신고건수는 895건으로 지난해(1021건)보다 오히려 줄었다. 거래 면적(239만㎡→290만㎡)과 총 거래금액(673억원→782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늘긴 했지만 1㎡당 거래금액(2만8000원→2만7000원)은 줄었다.

다른 강원권 지역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원도 양구군의 토지 거래건수(637→556건)와 거래면적(168만→128만㎡), 거래금액(241억→213억원) 모두 감소했다. 철원군의 경우 토지 거래건수는 14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9건)보다는 늘었다. 하지만 2016년과 2015년 상반기 각각 1491건, 1405건씩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예년 수준을 회복한 정도에 그친다.

남북관계 회복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수도권 접경지에 주로 집중되고 있어, 이들 지역 토지 손바뀜이 보다 많이 진행됐고 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 경제협력이 속도를 낸다 해도 거점으로 개발될 만한 곳은 환승지 등 기존 접근성이 좋은 지역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원도의 경우 ‘2018 평창올림픽’ 개최에 따른 호재가 최근 몇 년간 거래에 반영돼 있어 남북 관계 변수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협이 가시화할 때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리고 변수도 상당한 만큼 접경지 부동산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창동 밸류맵 책임연구원은 “접경지 부동산은 임야나 농지 등 개발이 힘든 경우가 많고, 민간인통제선 때문에 현지답사가 어려운 곳도 꽤 있다”면서 “단순히 호재에 따라 투자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