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계3가에 SFC급 초대형 오피스빌딩..도심개발 '東進'

최재원 2018. 8. 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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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입정동 237 일대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연면적 11만7813㎡ 빌딩,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페럼타워·센터원빌딩 등 청계 2가 개발 완성단계..3가도 시그니처타워 이어 벤처빌딩 등 개발 한창
3·4가 공구상 밀집지역으로 개발 움직임 확산될지 주목
청계3가 옆 서울 중구 입정동 237 일대 모습. 현재 소규모 공구상가가 밀집해 있다. [이충우 기자]
서울 청계천변에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에 맞먹는 규모의 또 하나의 대형 오피스빌딩 건립이 추진된다. 앞서 2010년 미래에셋센터원과 페럼타워를 시작으로 청계천변 동쪽 방향으로 청계4가까지 잇달아 대형 오피스빌딩들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편리한 교통과 수변공간을 향유할 수 있다는 입지 매력을 바탕으로 청계천 일대가 빌딩숲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구 입정동 237 일대(대지면적 1만336.10㎡)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이 최근 열린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건축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설계를 맡은 동우건축 관계자는 "건축심의에서 지적된 입구 쪽 일부 설계 변경을 거쳐 소위원회에 보고만 하면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에는 지하 5층~지상 24층(최고 높이 99.9m), 연면적 11만7813㎡ 규모의 초대형 업무용 오피스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연면적 기준 광화문역 부근 SFC(11만9345㎡)와 엇비슷한 규모다. 청계로에서는 센터원(16만8001㎡) 다음으로 크고 시그니처타워(9만9991㎡)나 페럼타워(5만5694㎡) 등보다는 더 크다.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은 현재 기계·전기·조명 등 오래된 소규모 공구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2010년 8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 진행이 제대로 안됐다. 지난해 7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연장하면서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시행사업자인 주식회사 좋은도시가 현재 토지 등 소유자 75% 이상 동의를 얻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구역 지정 일몰기한이 내년 1월까지여서 앞으로 사업시행인가 획득을 위한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지 인근 수표동 47-1 일대 '장교구역 제12지구'에는 싱가포르 국영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센다스가 최근 벤처 전용 오피스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시그니처타워를 매각한 지 1년 만에 바로 옆 용지에 직접 빌딩 건립에 나선 것이다. 사업시행계획에 따르면 해당 용지(건축면적 928.02㎡)에는 용적률 926.01%, 건폐율 66.32%, 지하 6층~지상 17층, 70m 높이 업무용 빌딩이 지어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아센다스가 장교12지구에 빌딩을 세워 임차인을 모집한 뒤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센다스는 2011년 시그니처타워에 투자해 6년 만에 수익률 40% 이상,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각차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 6층~지상 17층, 2개동으로 구성된 시그니처타워는 현재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까지 아모레퍼시픽이 주요 임차인으로 있다가 지난 5월 롯데그룹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본사가 입주했다. 시그니처타워에는 이 밖에 롯데자산개발, 동양, 금호그룹 일부 계열사 등이 입주해 있다.

청계천변 위쪽으로는 세운재정비촉진계획에 따라 세운4구역, 세운3구역 등에도 대규모 호텔·업무시설과 주상복합건물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6월 29일 종로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세운4구역(대지면적 3만2223.7㎡)에는 최고 18층 높이 건물 9개동, 연면적 30만㎡ 규모의 호텔과 오피스텔, 업무·상업·문화 복합시설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세운4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단독 시행사로 사업비 약 7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개발이 마무리되면 낙후됐던 청계3~4가 일대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면적 30만㎡면 굉장히 규모가 큰 복합문화단지"라면서 "특히 서울 도심권에는 아직까지 이 정도의 대규모 복합시설이 없기 때문에 개발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로부터도 상당한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역에서 시작해 청계천을 따라 동쪽으로 오피스빌딩 개발이 잇따르는 건 입지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청계천 위아래로 지하철 1·2호선이 나란히 지나는 등 교통이 편리하고 청계천 수변공간도 누릴 수 있어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다가 이직해 최근 청계천 인근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30대 중반 금융업계 종사자 이 모씨는 "점심시간이나 퇴근 이후 청계천에 내려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게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 도심권역(CBD)의 잇단 빌딩 개발에 따른 오피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준공한 종로타워 뒤편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는 연면적이 14만㎡를 넘는 초대형 업무용 빌딩인데 조만간 임차인 모집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강북 도심은 편리한 교통과 청계천 수변공간 등의 매력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해 광화문역 인근 핵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실률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부동산컨설팅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서울 업무용 빌딩의 올해 2분기 평균 공실률은 10.2%다. 3개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권역(GBD)이 5.2%로 가장 낮고 도심권역이 11.5%로 중간, 여의도권역(YBD)이 16.0%로 공실률이 가장 높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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