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칼럼] 가수 '대성'의 빌딩수익률

이건희 재테크 칼럼니스트 입력 2018. 8. 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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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대소득만으로 편하게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생활비의 일부만 임대소득에서 얻는다. 이는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상인 가구가 전체의 1.49%에 불과하고 임대소득이 있는 가구의 월평균 임대소득 중위값이 65만원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주택의 임대소득으로 노후생활비 상당 부분을 조달하려면 집이 여러채 있어야 한다.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주택소유가구가 보유한 평균 주택수는 1.32호이며 4채 이상 보유한 가구는 주택소유가구 중 2.5%, 5채 이상은 1.3%, 6채 이상은 0.9%에 불과하다. 6채를 보유한 경우 실제 거주하는 집을 제외하면 최대 5채에서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는 1년 전 대비 10.72% 상승한 69만2000원이었다. 평범한 주택 5~6채를 소유했다면 월세를 받아 임대소득만으로 사는 게 가능하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다주택자의 상당수가 월세보다 전세를 놓아 주택을 보유한다. 시세가 올라갈 때 레버리지효과로 투자수익률이 높아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의 갭투자는 전세가율(주택 매매가 대비 전셋값의 비율)이 높았던 지난해까지 유행했다.

부동산 임대소득만으로 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택보다 상업용부동산에서 임대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 필자가 상가주택의 3층에 살 때 건물주인은 은퇴 후 상가건물의 지하층, 1층, 2층 가게에서 들어오는 수입만으로 편하게 생활했다. 부럽긴 했지만 가끔 큰 돈을 들여 자식의 결혼식을 호화스럽게 치렀다거나 비싼 수입차를 샀다거나 하는 등 묻지도 않은 얘기를 자랑삼아 늘어놓는 건물주인은 정신적으로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거라 추측했다.

그러면서도 필자는 길가에 있는 크고 작은 수많은 건물을 보면서 “저 건물 모두 소유주가 있을 텐데 왜 나는 저런 건물이 하나도 없을까”라고 중얼거렸다. 대로변의 큰 빌딩의 소유주는 대부분 법인이지만 작은 상업용부동산이나 이면도로의 건물은 개인 소유가 많다. 상가 및 사무실 임대소득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2.5%로 주택 임대소득이 있는 가구(5.4%)의 절반 정도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상업용부동산 투자수요 증가

상업용건물의 일부 지분을 갖고 상가와 사무실 등으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대체로 주택의 경우보다 많다. 임대소득자의 연간 사무실 및 상가 임대소득의 평균(2136만원) 및 중위값(1100만원)은 주택 임대소득의 평균(920만원) 및 중위값(600만원)의 두배 정도다(가계 부동산 임대소득 특성 및 영향요인 분석, 2016년 한국도시행정학회 동계 학술대회, 고려대학교 이진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상업용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중대형상가 6.71%, 소규모상가 6.32%, 오피스 6.44%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0.37%, 0.39%, 0.64%씩 증가한 수치로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금리 1.8%의 3.6배 수준이다.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은 전년보다 0.45% 줄어든 6.48%를 기록했다.

투자수익률에서 자본수익률을 제외하고 임대로 얻는 소득수익률만 구분하면 오피스 4.52%, 중대형상가 4.43%, 소규모상가 3.96%, 집합상가 4.89%로 전년 대비 다소 하락했지만 아파트 임대수익률보다는 높다. 몇년간 매매가격이 크게 올라 월세 놓기 좋다는 서울의 소형아파트도 요즘 구입하면 대부분 임대수익률이 2%대에 그친다.

상업용부동산의 소득수익률은 전국적으로 약간씩 차이가 난다. 중대형상가의 경우 서울 4.00%, 부산 4.02%, 대구 4.33%, 인천 5.48%, 광주 5.22%, 대전 4.06%, 울산 4.22%, 세종 3.42%, 경기 5.33%, 강원 4.87%, 충북 5.47%, 충남 4.05%, 전북 4.78%, 전남 4.73%, 경북 4.08%, 경남 3.91%, 제주 3.82%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임대료가 보합을 유지했고 부산과 대구에서는 올랐으며 신도시 세종은 높은 분양가에 공실이 많아 하락했다. 전국적으로는 임대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0.1~0.4% 올랐다. 과거에는 임대소득보다 시세차익을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점차 상업용부동산의 투자수요가 늘어 거래량도 뚜렷이 증가했다. 지난해 상업용부동산 거래량(38만4182건)은 전년 대비 49% 급증해 한국감정원이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 증가량은 14%로 나타났다. 아파트보다 상업용부동산에 관심이 더 큰 걸 알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개별상가나 꼬마빌딩 찾아라

고가의 상업용건물이라면 임대수익만으로 여유롭게 지낼 수 있지만 수익률은 작은 건물이나 개별상가보다 대체로 낮다. 요즘은 돈을 많이 번 연예인이 고가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배우 전지현이 지난해 3월에 매입한 상업용부동산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역 대로변 코너에 위치해 입지가 대단히 좋다. 하지만 매입가 325억원에 연 임대수익률은 1.2%에 불과하다.

빅뱅의 멤버 가수 대성이 논현동에 구입한 HS빌딩은 학동사거리 주변에 위치해 가시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매입가 310억원에 강남 요지의 건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3.8%)을 얻는데 1층에 스타벅스 학동사거리점이 입점하는 등 우량한 임차인에게 많은 월세를 받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기대하는 서울 강남권 빌딩 요구수익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지면 매매가격이 높아도 기꺼이 구입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소규모상가의 임대료(1000원/㎡)는 전체(21.4), 서울(52.4), 강남(56.4) 순으로 높아지는데 중대형상가는 전체(29.6), 서울(59.3), 강남(76.9) 순으로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또한 강남에서는 땅값 상승 기대감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크게 반영돼 임대수익률을 끌어내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자산이 늘어나면 금융상품보다 부동산에 돈을 넣어두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가 매입할 만한 상가건물 중 연면적이 9900㎡를 넘지 않고 5층 이하인 ‘꼬마빌딩’은 팔기 위해 내놓는 매물보다 사려고 대기하는 수요자가 더 많다. 거액투자자가 매입하는 고가의 부동산보다 개인이 접근하는 부동산이 임대수익률면에서 유리한 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익률 편차' 주의해야

상업용부동산의 임대수익이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안정적인 고정수익을 취하려는 입장에서 볼 때 불안한 점이다. 평균 수익률만 보고 접근해선 곤란하다. 지역과 평형, 가격대 등 조건이 달라도 주거가 목적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업용부동산은 같은 지역이라도 물건의 세부적인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게 나타나고 세입자가 나간 후 다른 세입자가 곧바로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비어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질 수익률이 떨어진다. 세입자가 나가기 전에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는 경우가 많은 아파트와 대조적이다.

필자의 지인은 은퇴를 앞두고 근로소득이 끊길 것에 대비해 상가를 구입했는데 세입자가 없어 임대료가 들어오기는커녕 관리비만 매달 나갔다. 결국 그 돈 나가는 것이라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월세를 거의 받지 않고 점포를 들였다. 최근 한 아파트의 상가건물에 들어갔더니 슈퍼마켓과 일부 점포만 영업을 하고 상당수 비어 있었다. 2층에 있던 병원 자리도 텅 빈 건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업용부동산은 예상되는 연간 임대료로 수익률을 계산하고 매입할 경우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세입자 수입이 신통치 않아 월세가 밀리거나 공실이 오래 유지되면 수익률이 하락한다. 또 월세가 낮아지면 부동산 가격도 내려가 자본수익을 얻기는커녕 손실이 발생한다. 외형적으로 임대수익률이 높게 제시되는 경우 우량 임차인 유치가 힘들고 공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어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상업용부동산은 주택에 비해 임대수익률이 높아 매력적이지만 살펴봐야 할 점이 많아 경험과 안목도 있어야 한다. 세입자가 영향을 받는 내수소비시장에 대한 전망도 필요하다. 여러 측면에서 충분히 연구하고 꼼꼼히 조사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4호(2018년 8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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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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