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7100·광명 4900가구.. 불붙은 서울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장상진 기자 2018. 9. 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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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급확대 추진.. 경기 7개 市에 총 542만㎡ 택지개발

정부가 경기도 7개 시(市)에 택지 8곳 총 542만㎡를 개발, 3만9189가구를 공급하려는 계획이 밝혀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목표로 삼은 44개 신규 택지 36만2000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2곳 10만 가구의 윤곽이 드러났다. 범(汎)강남권인 과천시에 미니 신도시급 택지를 추진 중인 것은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규모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천에 미니 신도시, 광명에 5000가구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신창현 의원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택지 지정을 추진 중인 후보 지역 명단을 제출받아 공개했다. 대부분 시 단위까지만 표시된 이 명단에는 안산(2개 지구 총 237만㎡), 과천(115만㎡), 광명(59만㎡), 의정부(51만㎡), 시흥(46만㎡), 의왕(26만㎡), 성남(7만㎡) 등이 포함됐다. 택지 지정은 'LH와 지방자치단체 간 사전 협의→국토부에 제안서 접수→국토부와 관계 부처·지자체 간 협의→주민 공람, 환경영향평가→중앙도시계획위 심의→발표'의 단계를 거친다. 안산과 과천 부지는 LH와 시청 간 협의 단계이고, 나머지 6개 부지는 국토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를 앞둔 상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과천이다.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일대에 신도시(3.3㎢) 3분의 1 수준인 1.15㎢ 크기로 개발해 7100가구를 공급하는 LH 내부 계획이 잡혀 있다. 의왕도 대략적 위치가 나왔다. 월곶판교선 청계역이 예정된 포일동 일대다. 지난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광명에도 4900가구 규모 택지 계획이 잡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실제 물량이 나오는 데까지는 3~5년이 걸리겠지만 일단은 과열 지역에 계속해서 '새집'이 공급된다는 신호를 줬다는 점에서 불안감에 의한 가수요를 걷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절반이 집값 하락 지역, '허수 논란'도

그러나 효과가 100%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공개된 8개 택지는 경기도 7개 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가운데 3개 도시는 올해 들어 아파트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2개 지구에 걸쳐 총 1만6700가구 규모 택지 계획이 잡힌 안산시는 KB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아파트값이 1.97% 내렸다. 공급 과잉 때문이다. 올해 안산 입주 물량은 6810가구로 2001년(1만 가구) 이후 최대다. 내년에는 4589가구로 줄지만 2020년에 다시 1만175가구가 입주한다.

4200가구가 예정된 의정부시(-0.24%), 3200가구가 예정된 시흥시(-0.92)도 아파트값 하락 지역이다. 택지 수 기준으로는 절반, 가구 수 기준으로는 60% 정도가 집값 하락 지역에 분포하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작 수요가 많은 인기 지역 공급은 얼마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관심은 서울에 맞춰지고 있다. 김덕례 실장은 "지금까지 발표된 택지는 모두 인천·경기 지역인데, 결국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 공급에 대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기 지역이 아닌 곳에 몇천 가구 규모로 나오는 택지는 서울 집값 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성남·하남·과천 등 서울 인근 지역에서 1만~2만 가구 정도의 대규모 택지를 개발해야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주 안에 집값 안정 대책을 발표한다. 이사철이 본격화하기 전에 집값을 잡기 위해 당초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집값 안정 대책에는 최근 당·정·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서울 인근 지역의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세금 규제 등이 망라될 전망이다. 공급 대책은 숫자만 발표하고, 구체적인 후보지는 추석 전에 다시 공개할 방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가 추석 전까지 급등세를 잡지 못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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