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원빈이 일찌감치 선택한 성수동 아뜰리에길, 얼마나 올랐을까

한경닷컴 입력 2018. 9. 30. 07: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원빈. 한경DB


꼬마빌딩이나 건물 등에 투자방법 중 최근들어 '연예인 따라하기'가 꼽히고 있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연예인이 사는 지역이나 혹은 그들이 리모델링을 하듯이 따라하라는 얘기다.

과연 이러한 방법은 맞는 것일까? 연예인의 재테크는 백발박중일까? 사실 연예인들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지역을 살펴보면 대부분 중심지다. 외곽지역보다는 서울에서도 가장 핫한 강남구, 용산구 등에 집중됐다. 다시 말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좋은 입지'다. 달리 말하면 연예인이 산 지역이라서 성공한다기보다는 연예인들이 중심지에서 똘똘한 빌딩에 투자한다는 얘기가 정확할 것이다.

물론 의외도 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생소했던 지역들이었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급격히 시세가 뛰는 경우다. 서울에는 카페나 맛집들이 모여있는 거리들이 대표적이다. 신사동에는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연남동에는 연트럴파크라 불리는 경의선숲길 등이 있다.

최근 부촌으로 급부상 중인 성수동에도 이러한 거리가 있다. 바로 성수동 아뜰리에길이다. 성수동 상권은 크게 성수역 대림창고 라인과 뚝섬역 아뜰리에길 라인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 아뜰리에길은 뚝섬역(지하철 2호선)과 서울숲역(지하철 분당선) 인근으로 서울숲과 갤러리아포레에서 북쪽에 위치한 골목길을 칭한다.

아뜰리에길의 아뜰리에는 영어 ‘atelier’ 라는 단어로 ‘(예술가들의)작업실’이라는 뜻이다. 디자이너들의 아뜰리에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거리를 형성하게 됐다. 인근으로 예쁜 카페들과 맛집들이 생겨나면서 하나의 골목 상권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제는 공방의 이미지가 아닌 유명맛집이나 유명카페 등이 늘어나면서 아뜰리에길은 서울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가 됐다.

2014년 매입 당시(왼쪽)와 현재의 모습


이 길에 일찌감치 부동산 투자를 한 스타가 있다. 최근에는 출연작이 드물지만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한 외모로 CF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배우 원빈이다. 원빈은 2014년 아뜰리에길에 꼬마빌딩을 매입했다.

당시 그의 투자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 2014년만 하더라도 성수동은 수제화거리 정도로만 취급됐던 때였다. 강남도 아닌 강북, 그것도 생소한 성수동에 투자라니…. 일반인은 물론 부동산에 관심이 좀 있다는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반전은 이듬해부터 시작됐다. 2015년부터 성수동에서 꼬마빌딩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원빈의 건물 주변인 아뜰리에길에서는 거래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연간 거래자체가 드물었던 이 길에서는 2015년 14건, 2016년 17건, 2017년 13건 등이 거래됐다. 2018년 9월 현재에는 약 6건에 달한다. 3년9개월여만에 아뜰리에길에서만 50건의 꼬마빌딩이 거래된 셈이다.

이를 두로 연예인 효과라는 해석도 있고, 원빈의 선견지명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건물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아뜰리에길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필지 대부분이 연면적 130~230㎡의 작은 규모다. 때문에 거래가격도 20억~30억원 전후의 거래가 주를 이룬다. 대출을 감안한다면 10억원 안팎으로 자그마한 빌딩 하나를 매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14년에 거래된 원빈 건물을 기준으로 바로 옆 건물이 올해 3.3㎡당 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4년간 지가가 2배 상승했다. 원빈 건물을 예를 들어 양도차익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그렇다면 원빈이 매입한 2014년 이후 아뜰리에 길 시세는 얼마나 올랐을까. 2014년만 하더라도 주변의 시세는 3.3㎡당 300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원빈의 건물을 바로 옆 건물이 올해 3.3㎡당 6000만원에 거래됐다. 약 4년 만에 지가가 2배 상승한 셈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지가가 많이 오르면 건물주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그냥 가지고 있을까. 팔까'다. 오를만큼 올라서 보유하는 것 보다는 파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막상 팔자면 양도세가 우려된다.

원빈 건물을 예를 들어 양도차익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원빈은 이 건물을 최초 매입 시 21억원에 매입했다. 약 30% 정도의 대출을 이용해 자기자본이 약 15억9000만원 정도 투입됐다. 4년 만에 지가가 2배 상승했다. 연간으로는 41%, 4년간 총 164%의 자본 수익이 예상된다.
 
현재 아뜰리에길은 계속 변화 중이다. 신축을 하는 건물,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건물 등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상권이 진화하고 있다. 또한 배용준 카페로 유명한 센터커피와 TV프로그램에서 한 번쯤 나왔던 맛집들이 분포되어 있다. 아뜰리에길의 대체 불가한 장점은 서울숲과 인접해 여타 상권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점이다.

아뜰리에길에 들어선 건물. 원빌딩 제공


교통여건은 2호선 뚝섬역, 분당선 서울숲역에서 약 100~200m로 초역세권이다. 성수대교가 연결돼 있어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남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인근 갤러리아포레, 트리마제 등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는 지드래곤, 김수현 등 유명인들이 거주하면서 신흥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유사상권과 비교해 아뜰리에길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연트럴파크로 불리며 성장한 연남동 상권이 대표적이다. 과거 2~3년 전의 연남동도 다가구주택 리모델링하거나 단독주택을 신축하면서 상권이 성숙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2층, 3층까지 음식점이나 카페가 입점하는 상권으로 성장했다. 연남동 메인 길은 올해 3.3㎡당 8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아뜰리에길의 지가상승 흐름은 2~3년 전 연남동과 유사해 보인다. 아뜰리에길을 직접 가보면 리모델링이나 신축하는 건물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확실히 아뜰리에길은 성장하고 있다.

김주환 원빌딩 전무 
정리=집코노미

[한경닷컴 바로가기] [글방]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