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면적 2년새 3배..서울 오피스 임대시장 쥐락펴락

성문재 2018. 10. 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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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세진 공유오피스업체
2016년 14만→39만㎡로 큰손 되자
'타 공유오피스 입점 제한' 특약 등
임대인들에 과도한 독점요구 늘어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18년은 8월말 기준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 오피스시장에서 공유오피스 공급 업체들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 상승 추세 속에 드물게 임차면적을 늘리고 있는 몇 안되는 임차 ‘큰손’이기 때문이다. 공유오피스 업체들이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임대인들에게 과도한 독점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최근 일부 공유오피스 업체들이 오피스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인 지위를 위협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임차 예정인 오피스 내에 공유오피스와 유사하거나 경쟁관계에 있는 제3자가 입주하지 못하도록 계약서에 특약을 넣는 식이다. 문제는 ‘유사하거나 경쟁관계에 있는 업종’을 매우 넓게 해석해 경쟁관계가 아닌 업종까지도 해당 오피스에 입주가 제한되는 경우다. 이같은 과도한 독점권 부여는 자칫 임차인 구성을 위한 임대인의 고유 권한을 제약하고 임차인 유지 및 공실 해소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공실률 높아지는 오피스 시장… 공유오피스가 구세주

공유오피스 공급 업체들이 전통적인 임대인과 임차인의 ‘갑을(甲乙)’ 패러다임을 깰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 상황 때문이다. 글로벌부동산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대형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11.9%로 전분기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도심권역(CBD)과 강남권역(GBD)에 12만9598㎡ 규모 오피스 빌딩이 신규 공급되면서 공실률이 크게 높아졌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의 조사에서도 3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10.1%로 전분기(9.6%)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오피스 공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공유오피스 업체들의 임차면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공유오피스 공급면적은 지난 8월 말 기준 39.3만㎡로 2017년 말(24.5만㎡) 대비 60.4% 증가했다. 2016년 말 당시(14.3만㎡)와 비교하면 공급면적이 3배 가까이 넓어진 셈이다. 이는 서울의 초대형 프라임 오피스인 강남파이낸스센터(21.3만㎡)와 도심의 그랑서울(17.3만㎡)를 통째로 점유하고 있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이에 힘입어 공유오피스 공급 업체들은 서울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VIP 대접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개별 주요 임차 사례를 살펴보면 임차면적 기준으로 위워크가 임차면적 1,2위를, 패스트파이브가 3위를 차지했다. 위워크는 종로타워 1만6111㎡와 PCA생명타워 1만1917㎡를 임차했다. 강남권역(GBD) 위주로 지점을 내오던 패스트파이브는 을지로 시그니쳐타워 8366㎡를 임차해 이달 중 을지로1호점을 열며 도심권역(CBD) 진출을 천명했다.

프라임급 오피스 임대시장의 순흡수면적(Net Absorption)에서 공유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6년 3.5%에서 2017년 12.2%로 늘었고 올해 1~8월에는 39.4%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오피스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유오피스가 공실 우려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는 주요 고객이다. 최근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자산가치 제고 등을 위해 공유오피스를 전략적으로 유치할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자료: 코람코자산신탁
◇강남 고집하던 공유오피스, 강북 도심권 진출 러시

공유오피스 시장에 진입하는 공급 업체도 2015년부터 급증했다. 2014년까지는 연간 1~4개에 불과하던 신규 업체 수가 최근 4년간 연평균 10곳으로 늘었다. 지난 8월까지 진입업체는 총 54곳이다. 이 가운데 10곳 이상의 지점을 확보한 업체는 위워크·패스트파이브·르호봇·리저스·토즈·마이파트너스·이든비즈 등 7개사다.

대부분 외국계 기업으로 구성된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한국 진출 초기만 해도 강남역 등 강남권역에 집중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요 임차인이 스타트업과 1인 창조기업 등으로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공유오피스의 장점 등이 부각되면서 대기업과 다국적기업들까지 공유오피스 입주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는 도심권까지 공유오피스 공급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올해는 도심권역 공급면적(7.1만㎡)이 강남권역 공급면적(5.2만㎡)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현재 서울 전체 공유오피스의 49%가 강남권역, 35%가 도심권역에 자리를 잡고 있다.

김성제 코람코자산신탁 조사분석실장은 “위워크에 대한 가치평가는 예상 매출액 대비 10배가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는 공유오피스의 본질인 물리적 공간 제공과 무형의 ‘연결’ 서비스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다만 공유오피스는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로 경기 변동이 공유오피스산업에 어떤 영향을 어느 정도로 미칠지 불투명한 측면도 있다”며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칠 경우 과거의 서비스드 오피스(사무 공간뿐만 아니라 가구·비품·비서까지 빌려 주는 사무실)에 머무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일 서울 종각역 종로타워에 문을 연 위워크 10호점 ‘위워크 종로타워’ 모습. 위워크 제공.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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