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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법인 명의 낙찰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13 대책 이후 개인 대출 규제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1일~16일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건수 39건 중 법인 명의 낙찰 건수는 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9월 1일~16일) 서울 아파트 낙찰건수 30건 중 3건에 불과했던 법인 낙찰자 수가 한달 새 4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 16일 진행된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7단지 전용 84㎡ 경매는 감정가(7억7600만원)의 110%인 8억5365만원에 낙찰됐고, 같은 날 진행된 구로구 고척동 해피그린 아파트 전용 81㎡도 감정가 100.67%인 2억849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는데 2건 모두 법인 명의였다.

15일 낙찰된 서울 아파트 10건 중 3건이 법인 명의로 낙찰됐는데 이 가운데 2건이 동일 법인으로 조사됐다. 이 법인은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 전용 59㎡,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래미안루나밸리 전용 84㎡를 모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인수했다.

이처럼 법인 명의 낙찰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정부의 9·13 대책 이전에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집값의 80%를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 임대사업자대출을 LTV 40%로 축소하자 일부 투자자들이 법인 명의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매매사업자로 옮겨간 결과로 관측된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응찰자수는 절반 이상 감소하고 낙찰가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아파트에 투자 수요는 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가 무주택자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닌 똑똑한 법인 투자자만 살아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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