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안 좋은데'..현대차 'GBC' 상반기 착공 힘들듯

정병묵 입력 2019. 1. 9. 04:45 수정 2019. 1. 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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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정부 심의를 최종 통과한 가운데 착공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 중에 첫삽을 뜰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대차그룹은 좋지 않은 회사 경영 상황과 행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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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 정부 심의 통과했지만
현대차 영업이익 반토막 나 고심
"연내 착공할 수 있도록 할 것"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정부 심의를 최종 통과한 가운데 착공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 중에 첫삽을 뜰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대차그룹은 좋지 않은 회사 경영 상황과 행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GBC는 올 상반기 서울시 건축 허가 등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각종 상황을 검토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사실상 상반기 착공은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건축허가에 물리적 시간이 더 필요한데다 현대차는 올해 실적과 수익성 창출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6월 안에 착공은 어렵다”고 봤다. 그는 그러면서 “다만 현대차도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연내 착공은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지난 7일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는 본회의 서면 심의를 통해 현대차 GBC 사업을 통과시켰다. 이제 남은 절차는 서울시 건축허가와 굴토심의다. 서울시 관계자는 “1~2월에 건축허가를 하고 군,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의견을 조율하는데 빠르면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굴토심의가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보면 상반기 내 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최근 좋지 않은 실적 때문에 당장 3조원이 넘는 공사비가 들어가는 GBC 착공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GBC 사업은 지난 4년간 수도권정비위 심의에서 세번이나 보류, 지연됐는데 그 사이 회사의 실적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826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6년까지 5조원을 넘던 영업이익이 2년 새 반토막이 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나 감소했는데,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특히 4년 동안 착공이 지연 탓에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손실액만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괜찮을 때는 허가가 도통 나지 않다가 좋지 않을 때 정부가 조기 착공을 하겠다며 심의에 속도를 냈고 막상 허가가 나니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1조7000억원이 넘는 공공 기부채납도 부담이다. 서울시는 2016년 심의를 통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올림픽대로 지하화 △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총 1조7491억원 규모 12개 사업을 공공기여 사업으로 정했다. 현금 기부채납이 아닌 직접 공사를 진행하는 시설 기부채납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14년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며 시작한 GBC 사업은 높이 569m, 지하 7층∼지상 105층 규모의 건물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 5개 빌딩을 짓는데 사업비 2조5000억~3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며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15개사와 직원 1만여명이 입주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현대차에 따르면 GBC 경제효과는 27년간 264조8000억원, 고용창출효과 121만5000명이다. 산업별로 고용창출효과를 살펴보면 자동차산업 23만2000명, 건설산업 21만5000명, 숙박·판매산업 47만8000명, 금융·서비스산업 11만5000명, 금속 등 기계제조업 17만5000명 등이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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