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2050년 600조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

김노향 기자 2024. 3. 29. 07: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 파워기업]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기술력 완비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SK테스를 인수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하며 수거-전처리-후처리 등 과정의 기술을 축적해 왔다. /사진=김은옥 머니S 기자

전기차 보급의 확산으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며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시장 선점을 향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SK테스를 인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테스는 글로벌 네트워크는 물론 수거-전처리-후처리 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 과정의 기술을 축적해 왔다.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희소금속을 새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순환체계(Closed Loop)를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SK테스는 최근 미국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2위 시장인 유럽을 공략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규모와 배터리 생산량을 볼 때 유럽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원재료가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업계는 2030년 이후 200만개 이상의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동유럽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양극재(이차전지의 구성 요소) 회사들이 진출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SK테스의 유럽 폐배터리 거점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유럽의 허브 항구다. SK테스 로테르담 폐배터리 전처리 시설에서 발생하는 연간 블랙매스(불량 배터리와 폐배터리를 분쇄한 가루) 생산량은 약 1만톤(t) 규모에 이른다. 전처리는 폐배터리 등을 안전하게 분해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 단계인 블랙매스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세계 4위 배터리 생산국 헝가리로 진출도 공식화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차전지 소재 선도기업 에코프로, 자회사 SK테스와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헝가리 공장을 바탕으로 유럽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리콜 배터리 등의 재활용 물량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주요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의 활발한 진출로 피드스톡(화학·정제 공정에 쓰이는 주원자재) 확보가 용이하다. 세계 1위 배터리 생산국 중국은 물론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준공했다. 이번에 준공된 1단계 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공장은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위치해 있다. 연간 2000톤의 블랙매스 생산이 가능하다. 인근에 같은 규모의 2단계 전처리 공장을 추가 건설 중에 있고 올해 말 준공 시 연간 총 4000톤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SK테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설비 /사진 제공=SK에코플랜트

SK테스의 중국 상하이 폐배터리 후처리 공장과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중국은 2022년 한국자동차연구원 조사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 물량도 빠른 증가가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옌청 공장과 상하이 공장 간 연계를 통해 중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폐배터리 순환경제 실현에 역점을 두고 있는 일본 폐배터리 시장에도 출사표를 냈다. SK테스는 최근 일본 리스기업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스 앤드 리싱(Sumitomo Mitsui Finance and Leasing Company·SMFL), 자회사 SMFLR(SMFL Rental Company)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사는 일본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 각 사의 강점을 토대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SK테스의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SMFL, SMFLR의 일본 네트워크를 통해 일본에 거점을 둔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사를 상대로 물량 확보가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경북 경주시 강동면 강동산업단지 내 첫 번째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처리 공정을 통해 폐배터리를 포함한 양극재·음극재 스크랩을 안전하게 파·분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 단계인 블랙매스를 추출한다. 2026년 시설 준공 시 연간 1만톤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핵심 기술 내재화에도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용매 추출방식으로 니켈·코발트 회수율 97%, 리튬 회수율 90%를 달성했다. 회수된 금속의 순도도 99.9%를 넘는다.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비용은 새 광물을 채굴하는 비용보다 낮아야 경제성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의 손익분기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핵심광물 회수율 90%, 회수 금속 순도 99%를 제시하고 있다. 회수율이 높을수록 같은 양의 폐배터리에서 더 많은 금속을 추출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추출한 금속의 순도가 높고 공정도 연속으로 운영할 수 있는 용매 추출방식을 활용한 기술"이라며 "수소이온의 농도(pH)에 따라 추출 금속의 회수율과 순도가 좌우되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을 찾는 기술이 곧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업 진출 3년, 폐배터리 시장 본격화 1년여 만에 전·후처리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50년 600조원으로 예상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