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1시간30분 거리 집값 반토막 난다"…폭탄 경고

오세성 2024. 4. 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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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미나
우토 마사아키 일본 도쿄도시대학 도시생활학부 교수
"20년 뒤 베드타운 집값 30% 하락…837조원 증발한다"
2010년 인구감소 시작한 일본…집값 하락 진행
출퇴근 1시간 걸리면 가치 30% 증발…"도심만 생존"
우토 마사아키 일본 도쿄도시대학 도시생활학부 교수가 인구감소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2045년이 되면 수도권 집값은 2018년 대비 29.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3일 건설사업관리(PM) 전문 기업 한미글로벌이 인구문제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함께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우토 마사아키 일본 도쿄도시대학 도시생활학부 교수는 2010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일본의 사례를 들어 인구감소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며 "도쿄권 주택자산 가치가 94조엔(약 837조원) 증발할 텐데, 한국도 일본과 같은 문제를 겪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인구는 2010년 1억28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56년 1억명 아래로 내려가고 2070년에는 87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사아키 교수는 "베드타운의 경우 집값이 30~80% 낮아질 것"이라며 "도심에서 30㎞ 거리가 주택자산 가치 감소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도심에서 멀면 집값 반토막…"한국에도 닥칠 미래"

그의 연구에 따르면 도쿄 도심에서 30㎞ 떨어져 출퇴근 시간이 60분 이내로 걸리는 지역의 경우 2045년 집값이 29.8% 하락할 전망이다. 일본 수도권 평균 하락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출퇴근 시간이 90분으로 늘어나면 집값은 48.2% 낮아지고 120분이 되면 54.7% 증발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반해 도쿄 도심에서 15㎞ 이내 거리에 위치해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내인 주택의 경우 자산가치 감소 폭이 9.9%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마사아키 교수는 "주택 선택의 중요한 요인은 출퇴근의 용이성"이라며 "맞벌이 가구일수록 자녀가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이 짧은 지역에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득 맞벌이 가구일수록 30분 이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미글로벌이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일본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전역에 850만호가 비어있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일본 주택의 13.6%에 해당한다. 다만 마사아키 교수는 "수도권 바깥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도심에서는 빈집 문제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사아키 교수는 "세컨드 주택이나 임대용, 매각용 등을 제외하고 실제 문제가 되는 '기타 빈집'"이라며 "고령화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기타 빈집' 비율이 높아지는데, 가고시마현, 시마네현, 규슈 등이 대표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 바깥 지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구감소 영향, 지방에 직격…도심은 임대료 상승

오피스와 상가 임대료도 지방은 인구감소 영향에 하락하고 있지만, 도쿄 도심은 점차 상승하고 있다. 마사아키 교수는 "치요다구, 츄오구,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 등 도쿄 도심 5구의 오피스 임대료는 2013년부터 지속해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치요다구와 미나토구, 시부야구는 임대료가 ㎡당 월 2만5000엔(약 22만원) 정도로 상승했고 공실률도 2%를 밑돌고 있다"고 제시했다.

상가 임대료의 경우에도 지난해 일본부동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도쿄 긴자구, 신주쿠구, 시부야구 등은 ㎡당 월 5만엔을 넘어 오피스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긴자의 경우 월 임대료가 7만엔(약 62만원)을 상회해 오피스 임대료의 3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마사아키 교수는 "주택의 경우 도심 고가 매물은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수도권 바깥 매물은 가격이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심 바깥에 거주하는 고령자 가구의 경우 집값 하락으로 자산이 줄어 노후 생활자금도 부족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미나는 앞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비교해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대한민국 인구 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이 5년 밖에 남지 않았다"며 "직면할 인구 위기를 헤쳐가려면 일본보다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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