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40년부터 주택가격 하락... 2050년엔 13%가 빈집”

오은선 기자 2024. 4. 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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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체 주택의 13.6%가 빈집… “사상 최대”
“노후주택 재생속도 높여야”

한국에서 가구 수가 감소하는 2040년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노후주택 위주로 빈집이 급격하게 늘어날 우려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글로벌이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함께 23일(화)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줄 우측부터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김경환 서강대 명예교수, 이용만 한성대 교수, 우토 마사아키 도쿄도시대 교수,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 /한미글로벌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과 인구문제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1인가구 증가로 가구 수는 계속 많아져 2039년 가구 수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2040년부터는 총 주택 수요량이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이후 실질주택가격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 빈집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2050년에는 전체 주택의 13%가 빈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시적 빈집을 제외한 실질적 빈집은 전체 주택의 약 7.8%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주택가격이 하락 국면으로 들어가면 도시재정비가 어렵기 때문에 노후주택 중심으로 빈집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건축 연령이 20~30년인 주택은 약 28.2% 수준인데, 가구 수가 감소하는 2040년부터는 약 855만호가 40년 이상된 노후주택이 된다”며 “도시재정비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총 주택수요량이 감소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규제를 제거하는 등 노후화된 주택의 재생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23일 우토 마사아키 도쿄도시대 도시생활학부 교수가 한미글로벌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오은선기자

이날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사례를 발표한 우토 마사아키 도쿄도시대 도시생활학부 교수는 일본 역시 주택자산 가치가 점점 하락하고 있고, 빈집 비율도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토 교수는 “인구감소는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다음으로 오피스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일본의 경우 수도권인 도쿄권의 주택자산 가치가 오는 2045년에는 2019년 주택가격의 30%까지 하락할 것으로 본다. 지금보다 94조엔(한화 약 840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 배경엔 도심 중심의 ‘고가 물건’ 위주로만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 특히 빈집이 도쿄 등 도심이 아닌 지방 위주로 늘어나면서 전체 주택의 13.6%(약 850만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별장 등 임시로 비어있는 집을 제외하고 순수한 빈집만 통계를 내봐도 약 350만호에 달한다.

우토 교수는 “고령화 비율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사용되지 않는 빈집 비율은 함께 올라간다”며 “현재는 13.6% 수준이지만 2033년에는 28%까지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빈집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일본 정부는 대응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일본은 철거비용이 비싸고 주택을 가지고 있는 편이 세제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주변 환경에 유해한 빈집이라고 지정되면 지자체 등이 먼저 나서 철거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 도시일수록 해당 지자체가 비싼 철거 비용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우토 교수는 주택 자산 가치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정책으로 ‘콤팩트 시티’를 제안했다. 그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 기존 도심을 고밀 개발하는 콤팩트 시티가 주택 자산 가치를 방어하고 고령화에 대비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과 정운찬 한미연 이사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 방송희 주택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 차학봉 땅집고 미디어본부장 등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전망과 대응책에 대해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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