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기 확산 증권가… '요주의 신용공여' 확대

정영희 기자 2024. 4. 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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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요청
건전성 분류 강화로 요주의·고정이하 신용공여 규모 커져
지난해 23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32.8%인 2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요주의이하 비율도 높아져 지난해 말 기준 대형사는 4.7%, 일반증권사는 15.9%로 집계됐다./사진=뉴스1
올 초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시작으로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둘러싼 강화된 건전성 분류 기준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말 각 증권사는 대규모 대손비용을 부담했다.

금융업계에선 증권사의 부동산PF 부실완충력에 대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정상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3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3조2000억원(자기자본 대비 32.8%)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시장 침체에 따른 신규투자 위축으로 24조9000억원을 기록했던 2023년 3월 말(자기자본 대비 36.6%) 대비 감소했다. 우발채무와 대출채권이 72.1%, 26.6%를 차지했으며 집합투자증권 비중은 1.3%로 미미하다.

지난해 말 대형사와 일반증권사의 부동산PF 신용공여(기업여신·우발채무) 규모는 각각 15조2000억원과 7조7000원으로 같은 해 3월 말 대비 6000억원과 5000억원 만큼 줄었다. 본PF의 경우 대형사 10조7000억원, 일반증권사 5조3000억원으로 2023년 3월 말(10조7000억원, 5조4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브리지론은 대형사 4조5000억원, 일반증권사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3월 말보다 각자 6000억원, 4000억원씩 감소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본PF는 재무여력을 보유한 일부 회사가 우량 사업장에 대해 선별 투자를 지속해 온 반면 브리지론은 신규투자가 매우 제한된 가운데 투자자금 회수 또는 기한이익상실(EOD) 등에 따른 상각처리로 익스포저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증권사 신용공여 규모는 58조원(대형사 46조5000억원, 일반증권사 11조5000억원)으로 2022년 말(54조7000억) 대비 3조3000억원 줄었다.

증권사의 요주의·고정이하 신용공여 규모는 각각 4조9000억원과 4조3000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1000억원과 2조6000억원씩 증가했다. 부동산PF 경기 침체 장기화, 해외부동산 리스크 확대, 자산건전성 분류 정책 강화가 원인이 됐다. 대형사의 요주의·고정이하자산 규모는 2022년 말 대비 1조5000억원과 1조7000억원 증가한 2조5000억원, 2조7000억원으로 부동산PF뿐 아니라 해외부동산, 기업대출 익스포저 등이 요주의이하로 분류되면서 일반증권사 대비 증가폭이 컸다.

일반증권사의 요주의·고정이하자산 규모는 각각 2조4000억원, 1조6000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조6000억원, 9000억원 높았다. 요주의·고정이하자산의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일반증권사(20.9%, 13.6%)가 대형사(5.3%, 5.9%)보다 많다.

부동산PF 신용공여 기준 2023년 말 일반증권사의 요주의 이하 자산 규모가 2조9000억원으로 대형사(2조5000억원) 대비 크게 나타났다. 대형사 대비 작은 익스포저에도 높은 질적위험을 부담하면서 부동산PF 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리스크 확대 수준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대비 요주의 이하 비율의 경우 2021년까지 두 그룹 모두 0~2% 수준이었으나, 2023년 말 대형사는 4.7%로 상승했으며 일반증권사는 15.9%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는 신용공여와 관련해 2조1000억원의 대손비용을 부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충당금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충당금 커버리지는 대형사와 일반증권사 모두 하락 추세다. 대형사 충당금 커버리지는 2021년 말 94.0%였으나 이후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빠르게 커지며 지난해 말 62.9%로 내렸다.

김 연구원은 "일반증권사 PF익스포저의 질적위험이 대형사 대비 높은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건전성 저하가 더 빠르게 나타나며 충당금 적립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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