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공사비와 인건비, 금리조달 비용 폭등으로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는 재정비 사업장들이 줄을 이으면서 갈수록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북의 한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공사비 급등으로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일반 분양가가 최대 5억 원 높게 추정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건축·재개발 투자와 아파트 청약이 안정적인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내 집 마련 수단이라는 시장의 인식이 갈수록 약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사비 증가로 인한 조합원과 일반 분양가 추정치를 공개했다. 2020년 현대건설과 맺었던 3.3㎡당 512만 원의 공사비 계약이 784만 원까지 치솟으며 분양가도 크게 올랐다. 일반 분양가는 3000만 원대에서 4250만 원대로 급상승했다. 이른바 국민 평형 일반 분양가가 15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인근 신축 단지보다 최대 5억 원가량 높은 시세다.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2021년 입주) 전용면적 84㎡의 지난 3월 실거래가는 12억4000만 원(19층)이다. 홍제센트럴아이파크(2020년 입주)는 10억∼11억 원대,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2022년 입주)는 올해 들어 10억∼13억 원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563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7% 상승했다.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149만8000원으로 약 24% 뛰었다.

이에 따라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일부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제외하면 ‘청약 로또’를 통한 내 집 마련 대박 기대감도 사그라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청약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전용면적 84㎡가 12억∼13억 원대로 고분양가라는 평가를 받았고, 현재까지 미계약분이 남아 있어 4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