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Knock] 수수료라도 아끼자… 집값 부담에 직거래 인기

김호석 2024. 4. 25. 0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규제 밖 부동산 직거래 위험 증가
작년 아파트 매매 11% 직거래 차지
집주인 소통·가격 협상 편리해 수요 증가
중고거래앱 도내 10억원 이상 매물 등장
규제·법률보호 취약, 등기 확인 부담도
도내 분양가 3.3㎡당 1500만원 넘어
부동산 시장 위축, 중개업 휴·폐업 속출
1월 도내 중개소 3037곳 전년비 2곳↑
전남 ‘만원 임대주택·저금리 대출’ 호응
▲ 강원도내 부동산중개업 증감 추이. 그래픽/홍석범

신한은행이 최근 발간한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전체의 9%는 최근 3년 내 자가 주택을 구입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한 20~30대 절반은 구입 당시 집값의 70% 이상을 대출 받거나, 부모의 지원으로 충당했다. 높아진 집값에 절반 이상은 3년 이후에 집을 구입하는 것으로 희망했다. 신축 기준으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강원특별자치도 등 비수도권 주요 지역도 아파트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고점’이라는 인식 속에서 부동산 거래 트렌드도 크게 바뀌고 있다. 전세사기 등으로 인해 주택 구입 실수요자들에게 부동산 중개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고 부동산 산업 지도도 바뀌고 있다.


■ 직거래 플랫폼 거래 활발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직거래 비중은 37만3485건 중 3만9991건(11%) 수준이다. 시도별 아파트 직거래 비중은 △전남(21.6%) △제주(21.4%) △경북(17.6%) △전북(17.0%)

△강원(16.3%) 순으로 비수도권 비중이 높았다. 10건 중 1건은 직거래로 이뤄지는 것은 높아진 집값에 수수료 부담이라도 줄이고 싶은 실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법에 따른 법정 최대 중개수수료는 거래금액의 최대 0.5%+부가가치세 10%이다. 하지만 직거래를 통하면 이러한 중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물이 쌓여 집주인과 수요자가 빠르게 소통하고 가격 협상도 자유롭다는 점도 직거래 수요를 높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거래 애플리케이션(앱)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당근마켓 등의 중고거래 앱에 들어가면 강원지역도 원룸 월세부터 매매가 수억원의 아파트까지 다양한 매물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해당 앱들은 부동산 매물을 소개할 때 ‘직거래로 아낄 수 있는 비용’ 메시지를 달아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기도 한다. 당근마켓뿐만 아니라 ‘집판다’, ‘파직카’를 비롯한 직거래 앱,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직거래도 활발하다.

다만 다양한 경로로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관련 규제나 법률보호가 미미해 등기 사항 증명과 소유권, 신탁, 가압류 여부, 근저당권 설정 채권액 등을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근 신축 아파트의 경우 강원지역도 10억원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어 중개 수수료를 아끼려다 허위매물, 사기 피해에 노출되는 등 되레 더 큰 리스크를 질 수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전세사기 사건 등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거래는 완전히 이러한 규제 밖에 있는 상황이라 건전한 부동산 시장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 늘어났던 공인중개업 1년째 제자리걸음

한때 ‘중년의 고시’, ‘제2의 수능’으로까지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공인중개사 인기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확 꺾였다. 직거래나 다양한 부동산 거래앱 등이 보편화되면서 활황이던 부동산중개업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국세통계포털을 보면 강원지역 부동산중개업수는 지난 1월 기준 3039곳으로 전년동월(3037곳)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도내 부동산중개업은 2020년 2610곳에서 2021년 2705곳, 2022년 2903곳 등 매년 100여곳 이상씩 늘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가 높아졌고 강원지역 분양가도 3.3㎡당 1500만원대를 넘어서며 매매시장이 크게 위축돼 부동산중개업도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 휴·폐업한 공인중개소가 1만5817곳으로 집계됐다. 2019년(1만6749곳) 이래 가장 많았다. 최근 1년새 강원지역은 원주가 973곳에서 957곳으로, 평창은 108곳에서 97곳으로, 양구는 20곳에서 17곳으로 양양은 64곳에서 54곳으로 각각 줄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지난달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동트기 전 새벽녘이 가장 어둡고 추운 것처럼 이 시기를 잘 넘겨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때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 민간이 못하면 지자체가… 특별주택 눈길

집값 고점 인식 속에서 인구소멸위기를 겪고 있는 지자체들은 인구유입정책으로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충청남도는 초저리로 보증금을 대출받고, 싼 임대료로 거주하다 6년 전 분양가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건립 공사에 돌입했다.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의 특별공급 대상은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3자녀 이상 다자녀 가족과 신혼부부 등이다. 입주 보증금은 1억 6000만원으로, 희망할 경우 전액의 80%를 1.7%까지 초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으며, 임대료는 월 18만원 안팎이다. 특히 6년 동안 거주하면 입주자 모집 공고 시 확정한 가격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화순에서 시작된 ‘만원 임대주택’의 경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나주와 신안 등으로 확대, 이제는 전라남도의 정책으로 추진된다. 전라남도는 최근 고흥과 보성, 진도, 신안 등에 전남형 만원 주택 210호를 신축해 임대료 만 원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전라남도는 2035년까지 1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도 재개발·재건축을 10년 이내에 마칠 수 있도록 인·허가를 신속하게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구축해 주택공급 속도를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다양한 주택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호석

#직거래 #부동산 #수수료 #강원지역 #부동산중개업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