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일 싸다"… `줍줍`·공모주 `가성비 투자` 러시

이윤희 2024. 4. 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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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증시 새내기 공모주 청약과 신축 아파트 청약은 기본적으로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투자방법이다. 추후 가치 상승만 보장된다면 새로 시장에 등장하는 물건을 시장가보다 싸게 선점함으로써 시세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흔들리는 가운데 중동 지역 분쟁 리스크 등 대외 변수까지 끼어들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개인 투자자들도 불확실성을 견디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자본 가치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공모주와 무순위 청약 등의 '가성비 투자'에 나섰다.

최근 서울 강동구와 경기 과천시, 세종시 등 전국에서 이뤄진 무순위 청약에 약 30만개의 청약통장이 쏟아졌다.지난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9개 단지에서 이뤄진 무순위 청약 결과 총 33가구 모집에 28만4939명이 접수했다.

이 중 세종시 어진동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로, 전용면적 84㎡ A 1가구 모집에 24만7718명이 신청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청약통장 없이 19세 이상 성인이면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데다, 실거주 의무도 없다. 시세보다 최소 3억원가량 낮은 분양가(3억8500만원)로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청약통장이 몰린 단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다. 계약취소 등으로 풀린 전용 84㎡ A 1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는 2만1429명이 접수했다. 이 단지는 최초 분양가인 13억원 대에 공급됐다. 인접한 둔촌 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권과 비교하면 최대 5억원가량이 저렴했다. 경기도 오산시 궐동 '호반써밋 라센트' 전용 84㎡ 1가구 모집에는 4783명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과천 르센토 데시앙' 생애 최초 특별공급 1가구엔 2325명이 접수했고,'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1가구에 1523명, 일반공급 1가구 모집에는 5154명이 신청했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1가구 모집에 903명,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4가구 모집에는 444명이 몰렸고, 부산 에코델타시티 한양수자인 21블록' 1가구 모집에는 371명, '이안 시그니처 역곡' 8가구에는 289명이 청약 접수했다.많게는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이같이 많은 신규 주택 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에서도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따따블(공모가의 4배)'이 속출했던 공모주 시장은 최근 '대어급' 종목의 상장을 앞두고 다시 한번 열기가 오르고 있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신규 상장 기업들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대부분 상단을 초과했고 상장 후 높은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려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지난 23~24일 진행된 배터리 진단 전문기업 민테크의 일반 공모 청약에는 약 50만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청약 경쟁률은 1529 대 1로 집계됐다. 청약금액의 절반을 미리 내는 청약증거금은 6조221억원이 모였다. 민테크는 오는 5월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304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HD현대마린솔루션도 이달부터 본격적인 상장 일정을 시작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달 16~22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공모밴드(7만3300~8만3400원) 상단인 8만3400원에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국내 기관 1805개, 해외 기관 216곳 등 총 2021개 기관이 참여해 총 9억8451만1800주를 신청했으며 경쟁률은 201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전체 참여 물량의 100%가 밴드 상단인 8만34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수요예측 참여주식 수를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요예측 참여 금액은 약 82조원에 달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5~26일 일반 청약을 진행 중으로, 5월 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3조7071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조 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IPO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많아 공모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실적 기준 단순 밸류에이션은 30배 수준으로 다소 높아 무지성 상단 초과로 수요예측을 참여하는 분위기가 HD현대마린솔루션 전후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모주와 신규 분양 아파트 모두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으며 공모가 역시 비싸지면서 수익률 하락에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한 투자자문역은 "IPO 기업들과 기관이 각자 다른 사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어 개인으로서는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분양가 또한 시장이 장기 침체 가능성이 있고 청약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단기 차익보다는 실거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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