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한계기업' 증가에…공장 경매 43% 급증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올해 들어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온 공장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전국에서 진행된 공장·제조업소 경매는 7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5건)에 비해 43.2% 증가했다. 공장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해 1분기 495건 ▶2분기 589건 ▶3분기 538건 ▶4분기 666건 등으로 지난해 초부터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 매물을 사겠다는 응찰자는 줄면서,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경매에 나온 공장 매물 중 낙찰된 물건은 총 233건으로 낙찰률은 32.9%에 그쳤다.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해 1분기 2.84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58명으로 또다시 줄었다. 낙찰가율도 지난해 1분기 78.2%에서 지난 1분기 70.5%로 7.7%포인트 낮아졌다.
충북 음성의 한 화장품 공장은 감정가 21억2000만원에 처음 경매에 나왔지만, 8차례나 유찰된 끝에야 지난달 주인을 찾았다. 유찰을 거듭하면서 감정가의 34.54%인 7억3200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지지옥션은 “지속된 고금리로 차입금을 갚지 못하는 사업주가 늘면서 공장 경매는 늘고 있지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아 이를 받아 줄 수요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경기 침체 여파로 재무구조가 부실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1을 밑도는 취약기업 비중은 2022년 말 37%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4.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한국은행)
또 지난 1~3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439건으로 전년 동기(326건) 대비 34.6%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 역대 최대(1657건)였던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대법원 통계월보)
‘아파트형 공장’이라 불리는 지식산업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경매는 2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5건)에 비해 88.8% 증가했다. 2022년 403건에서 지난해 688건으로 70.7%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매 물건은 쌓이는데 좀처럼 낙찰이 이뤄지지 않는다. 지식산업센터 낙찰률은 2022년 45.0%에서 2023년 28.9%, 올 1분기에는 25.0%로 하락했다. 4곳 중 3곳은 유찰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낙찰가율 역시 2023년 71.2%에서 올 1분기에는 69.6%로 하락했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최근 몇년새 공급이 과도하게 이뤄진데다 고금리,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준공을 앞둔 지식산업센터가 아직도 많지만 임대 수요는 저조해 공실이 늘고 경매 물건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어 당분간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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