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지어지는 고급 레지던스 '더 갤러리 832'가 영국 상류층의 살롱 문화를 모티프로 한 사교모임(소셜 클럽)을 운영한다. 국내 고급 주거단지 최상층에 영국식 소셜 클럽이 도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종합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나이트프랭크는 더 갤러리 832 최상층에 들어서는 사교장인 '더 클럽 832'를 기획하는 용역을 맡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128년의 역사를 가진 나이트프랭크는 전 세계적으로 고급 부동산을 공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영국 런던의 식스 센스 등 고급 주거시설을 공급한 게 대표적이다.

더 갤러리 832는 나이트프랭크가 한국에 선보이는 고급 주거 상품이다. 부동산 시행사 더강남832PFV가 나이트프랭크에 상품 기획과 분양을 맡겼다. 2021년 179가구를 분양해 4개월 만에 완판했다. 당시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100억원을 넘어 화제가 됐다. 2026년 준공을 앞두고 이번에 36~38층을 더 클럽 832로 운영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나이트프랭크가 아예 독립된 상업시설로 운영한다.

38층에는 클럽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바와 루프톱 가든이 마련된다. 37층에는 130m 높이에서 강남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수영장(스카이풀)을, 36층에는 모임 공간인 라운지를 조성한다. 영국식 소셜 클럽을 콘셉트로 나이트프랭크가 직접 문화·예술·경제·미식 등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회원들 간 사교의 장을 만든다. 유명 와인 브랜드 시음회, 미술품 경매, 기업가 강연회 등을 진행한다. 이곳 소유주들은 자동으로 회원이 되고, 심사를 거쳐 외부 회원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나이트프랭크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고급 레지던스는 단순히 외관인 하드웨어를 화려하게 꾸미는 데 집중했으나 그조차도 제대로 관리되는 곳이 드물다"며 "해외에선 어떤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지가 진정한 고급 주거를 결정한다. 런던과 뉴욕의 유명한 고급 레지던스 가운데 거주민 대상 소셜 클럽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이번에 최초로 국내 고급 레지던스와 결합했다"고 강조했다. 소셜 클럽은 영국 상류층 특유의 문화다. 1963년부터 시작돼 영국 정·재계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한 '화이츠(White's)', 찰스 디킨스 등이 런던 도버 스트리트에 설립한 사적 클럽인 '더 아츠 클럽(The Art's Club)'이 유명하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