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약 없고 신축은 비싸고…10년 안팎 아파트 뜬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재건축 아파트의 ‘몸값’이 예전만 못하면서 준공한 지 20년 지난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10년 안팎의 준신축, 준구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5년 이하 아파트와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 3월 매매가격지수가 전달 대비 각각 0.03% 올랐고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는 0.06%,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0.07% 상승했다. 하지만 20년 초과 아파트는 유일하게 지수가 0.08% 내렸다.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구축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포함된 동북권의 하락 폭이 -0.13%로 가장 컸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있는 동남권(-0.03%)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최근 신고가 거래가 간간히 나왔지만 전반적으론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계속 늘고 있다. 건설사와도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속도가 좀체 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는데도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준신축, 준구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 경향이 커지고 있다. 5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는 비싸다 보니 지은 지 5~10년 정도 된 준신축 또는 10~15년 된 준구축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의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달 매주 0.05~0.08%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준구축 아파트도 0.03~0.07%씩 올랐다. 20년 초과 아파트는 0.01~0.02% 수준에 그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기약 없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사느니,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는 준신축이나 준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사는 걸 선호한다”며 “공급 우려 속에 특히 준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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