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성공에도 미수금 쌓이는 개발업계

손동우 기자(aing@mk.co.kr) 2024. 5. 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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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부동산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시행업체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호황기 때 공격적으로 땅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웠던 DS네트웍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반면 '정중동 행보'를 보이다가 작년에 뚜렷한 분양 실적을 낸 엠디엠과 신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그대로 실적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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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한파속 주요 시행사 실적
엠디엠·신영, 분양호조로 선방
DS네트웍스·일레븐 영업익↓
호황때 공격적 토지 매입 타격
엠디엠이 지난해 분양한 'e편한세상 구성역 플랫폼시티' 전경. 엠디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부동산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시행업체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호황기 때 공격적으로 땅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웠던 DS네트웍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반면 '정중동 행보'를 보이다가 작년에 뚜렷한 분양 실적을 낸 엠디엠과 신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PF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디벨로퍼들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DS네트웍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56억2229만원으로 2022년(1135억8933만원)보다 59.8% 급감했다. 매출은 8184억4738만원으로 전년(1조2443억1971만원) 대비 34.3% 줄었다.

DS네트웍스는 2011년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개발, 송도 랜드마크시티, 서울 마곡지구 건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1년 한 해 동안 신규 용지 매입에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개발업계에서는 엠디엠·신영과 함께 '빅3'로 통한다. 2020년에는 두산건설, 이듬해는 대우건설 인수전에 이름을 올리며 종합부동산 개발기업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노렸지만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최근에는 금융 부문 계열사를 정리했다.

용산 유엔사 용지 개발사로 유명한 일레븐건설도 작년에 적자 전환했다. 2022년에는 연결기준 1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손실 18억원을 냈다. 매출은 같은 기간 1037억원에서 1450억원으로 늘었지만 분양원가와 판매관리비가 오른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반면 엠디엠은 호실적을 거뒀다. 금감원 공시로 공개된 엠디엠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745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28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8852억원으로 2022년(676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엠디엠은 작년 용인 'e편한세상 구성역 플랫폼시티' 후분양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게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3.3㎡당 평균 분양가 1억1500만원으로 화제가 된 서울 광진구 '포제스한강'은 매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후분양 단지는 분양 전까지 공사비와 PF 대출액만 반영되고 매출액은 잡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영은 지난해 '한효주 아파트'로 유명한 '브라이튼N40' 분양 등에 성공했다. 이 덕에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35억원으로 전년(483억원)보다 52.2% 뛰었다. 임대 후 분양을 진행 중인 '브라이튼 여의도'가 아직 지난해 실적에 잡히지 않았는데도 나쁘지 않다. 신영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전반적으로 철저하게 비용을 관리한 효과"라고 말했다.

개발업계 실적은 부동산 호황기 때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업체들이 고금리에 PF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보인다.

디벨로퍼들은 대개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토지 매입과 인허가 과정을 담당하는데 이때 브리지론을 활용한다. 이후 본격 시공 단계에서 PF 대출을 받아 브리지론을 상환하는데 문제는 대출 이자가 오르고 공사비가 급등해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그대로 실적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관측한다. 실제로 작년 실적을 따져보면 괜찮은 성적을 거둔 업체들조차 공사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엠디엠은 재작년에는 분양 미수금이 없었는데 작년 기준 약 1796억원을 기록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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