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이 돌고 돌던` 그곳… 창신동도 바뀐다

이윤희 2024. 5.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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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재개발… 랜드마크 목표
광화문 접근성·교통 인프라 장점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연합뉴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은 과거 365일 미싱(재봉틀)이 돌아가는 봉제공장의 마을이었다. 1970년대 희망을 갖고 도시로 몰려든 젊은이들은 밤낮 없이 일을 했다. 그렇게 수출강국을 떠받치는 기둥이었던 섬유산업도 산업 첨단화로 쇠락한지 오래다. 창신동에서도 봉제 공장들이 사라지고 있다.

종로구의 마지막 달동네로 남아버린 창신동이 18년 만에 재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광화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교통·생활 인프라가 우수해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종로권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종로구에 따르면, 창신동 재개발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가장 먼저 신통기획 1차 대상지로 선정됐던 창신11구역(창신동 23번지)이 최근 숭인동 56번지 일대와 함께 일대 주택재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지난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창신동 일대 구역(창신9·10·11구역)이 신통기획 대상지에 선정된 바 있다. 신통기획을 통해 창신동 북쪽 이 3개 구역은 약 5000가구 아파트로 바뀐다. 창신동 23번지 일대는 최고 지상 28층, 용적률 214.65%을 적용해 1038가구(임대 159가구 포함)를 공급하고, 숭인동 56번지 일대는 최고 높이 26층, 용적률 259.60%로 974가구(임대 170가구 포함) 공급을 목표로 계획했다.

이 곳은 평균 경사도 20%에 육박하는 저층 노후 주거지다. 교통·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해 2007년부터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으나 2013년 구역 지정 해제로 무산됐다가 이듬해인 2014년에는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1호 도시재생사업으로 주목받은 것도 잠시,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벽화 조성, 전망대 설립, 간판 교체 등에 나섰지만 여전히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 부족한 기반 시설 등 주거환경 누후화는 지속됐고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다.

현재 종로구는 창신동 남측 11만㎡(3만3000여평) 규모의 재개발 예정 상업지구를 종전 21개 구역에서 1~5개 구역으로 묶어서 시행하는 방법과 대규모 공원 조성 방안 등을 검토 중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는 정비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1·2구역은 소단위정비·관리방식으로 개발되고, 3·4구역은 일반 정비형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특히 존치구역(창신 4-2·3구역)이 포함됐지만 속도가 빠른 창신4구역의 경우 향후 최고 27층, 3개동, 76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이 들어설 전망이다.

구는 이번 정비계획(안)에 구릉지 활용과 가로 활성화를 통한 지형 순응형 보행친화 주거단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낙산공원에서 숭인근린공원까지 연결되는 입체 보행로와 급경사 구간대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을 더해 단절된 보행환경을 잇고 이동 편의성을 증대시키기로 했다. 창신동 23번지 일대는 채석장 부지를 구역에 포함시켜 낙산공원과 연계되는 테마공원을 조성, 부족한 기반 시설을 확보하고 공원 하부에 기존 적환 시설을 대체할 현대식 자원 순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숭인동 56번지 일대는 창신역 주변 주거복합 랜드마크형 고층타워를 세워 거점시설로의 상징성을 부여한다.

종로구는 이달 17일까지 창신1동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재개발 주민 현장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소는 창신동 남측 정비계획 변경건과 관련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예정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해당 지역 토지 소유자, 세입자에게 사업 진행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고 지역의 개발잠재력을 반영한 정비계획 변경의 당위성을 알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창신동은 서울의 도심 업무지구(CBD)에서 가까워 개발 이후 종로권 랜드마크 아파트인 경희궁자이 단지에 버금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집값이 하향 조정되는 국면에도 경희궁자이 국민평형 전용 84㎡은 올해 초 20억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됐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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