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 무순위 청약, 계약까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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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단지들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자리 잡고 있다.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청약했다가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임의공급 등 무순위 청약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나, 유망한 사업지가 아닌 이상 계약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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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단지들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자리 잡고 있다.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청약했다가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전날 5차 임의공급 청약을 진행했다. 전용면적별 경쟁률은 ▲74㎡ 29.38대(13가구 모집, 382명 접수) ▲84㎡A 32.46대 1(24가구 모집 779명 접수) ▲84㎡B 23.50대 1(12가구 모집 282명 접수)로 집계됐다.
이번에도 경쟁률은 두 자릿수를 채웠지만, 계약까지 연결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4차 임의공급 당시에도 전용 84㎡B 12가구를 모집했는데, 경쟁률은 98.08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최초 분양에서 1순위 마감됐었다. 평균 경쟁률은 14대 1 정도였다. 높은 청약 경쟁률에도 주변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2억~13억원 수준이다.
임의공급 횟수가 10차를 넘어간 단지도 있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리브 스카이'는 지난달 초까지 총 14번의 잔여 물량 털기에 나섰다. 총 140가구의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인 이곳은 화곡중앙시장 가운데 위치해 입지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근 5호선 화곡역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걸린다.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임의공급 등 무순위 청약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나, 유망한 사업지가 아닌 이상 계약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몇 차례 임의공급에도 완판이 어려워지자 계약 문턱을 낮춘 곳도 있다. 지난달 말 7차 임의공급을 진행한 강동구 길동 '중앙하이츠 강동'은 발코니 무상 확장을 내걸었다. 경쟁률은 최고 26.25대 1(전용 49㎡K), 최저 9.33대 1(전용 44㎡G)을 나타냈다. 그러나 전용 44㎡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7억원대여서 완판 여부는 미지수다.
계약 조건을 바꾸는 것은 정당계약을 거친 수분양자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추는 등의 일시적 조건 변경은 문제가 안 되지만, 분양가 할인이나 무상 옵션 제공 등은 수분양자들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면서 "그럼에도 분양 물량을 다 털어내는 것이 공사비를 받아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수년 내 공급 부족론이 제기되는 서울이나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지역들에는 신축 단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하에 무순위 청약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실거주자들이 있을 수 있다"며 "꼼꼼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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