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류센터 앞다퉈 짓더니 … 잇단 법적 분쟁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4. 5. 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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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수도권 물류센터 공사 현장 곳곳에서 극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한 책임, 준공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 범위 등을 놓고 법적 다툼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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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0억 평택 물류센터 놓고
시행사·시공사 간 극한 갈등
만기 도래한 PF대출 못갚자
준공 지연 책임 주체도 논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수도권 물류센터 공사 현장 곳곳에서 극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한 책임, 준공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 범위 등을 놓고 법적 다툼이 한창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알앤알물류는 포스코이앤씨와의 갈등 문제를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알앤알물류는 경기 평택시 청북읍 소재 6만7652㎡ 용지에 물류센터를 짓기로 한 시행사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해당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사업비는 2000억원가량이다.

알앤알물류가 지난 3월 만기였던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며 갈등이 본격화했다. 채무 1250억원 자체는 포스코이앤씨가 대신 갚아줬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그 직후 법원에 알앤알물류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서를 냈다. 담보로 제공됐던 알앤알물류 주식 소유권을 가져가겠다는 취지다. 물류센터 감정평가액은 약 2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알앤알물류는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핵심 원인이 공사 지연에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처음 계약할 땐 작년 2월까지 사용승인, 한 달 뒤인 3월까지 책임준공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 기간은 작년 8월까지로 연장됐고 실제 사용승인은 이보다 더 늦은 올해 2월에야 났다.

알앤알물류 관계자는 "사용승인이 나질 않으니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게 불가능했다"며 "원래 입주 의사를 밝혔던 화주들도 공사가 밀려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보통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임차인인 화주를 유치한 실적으로 담보 대출을 받아 기존 PF 대출을 갚는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시행사의 설계 변경 요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화물연대·레미콘 총파업 등으로 공사가 늦어졌고 양측 합의로 기간을 연장했다는 입장이다. 사용승인이 올해 2월에 난 건 인허가 절차를 늦게 밟은 시행사 책임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화주를 구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포스코이앤씨 측은 "물류센터 시장 악화와 시행사의 수요예측 실패 때문"이라며 "우리도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고 공사비를 못 받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알앤알물류 측은 "사용승인 등 인허가 지연 책임은 관련 공사를 올해 1월 말까지 끝내지 못한 시공사에 있다"며 "대출금을 대신 갚아준 것이 아니라 책임준공 약속을 못 지킨 대가로 시공사가 금융기관에 손해배상을 하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수도권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도 비슷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안성시 한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선 PF 채권단이 책임준공을 약속했던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은 물론 회사 보유 계좌에 임시 압류까지 걸었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금융 환경이 나빠지며 PF 대출을 갚지 못해 문제가 생기는 사업장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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