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도 힐스테이트도 싫다"…현대건설 전담팀 꾸린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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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압구정 현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전담팀을 신설하며 수주 총력전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2023년 12월 꾸린 태스크포스(TF)를 최근 정식 전담팀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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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단지명 그대로 유지해야"
현대건설, 전담팀 꾸리고 상표도 출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압구정 현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전담팀을 신설하며 수주 총력전에 나섰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6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9월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압구정 신현대 9·11·12차 단지가 포함된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6개 구역 중 유일하게 서울시 정비계획안을 통과하는 등 절차가 가장 빠르다. 압구정2구역은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이하, 최고 70층, 2600가구 규모로 거듭날 예정이다. 공사비는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먼저 수주 의지를 드러낸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2023년 12월 꾸린 태스크포스(TF)를 최근 정식 전담팀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신설했다. 도시정비사업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보강해 재건축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현대' 명칭을 한글과 한자로 상표 출원했다. 건설사가 과거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상표권 출원 배경에는 강남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압구정동 한 개업중개사는 "재건축 시공사를 정한다고 주민들 사이에 말이 많지만, 재건축하더라도 압구정 현대라는 단지 이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디에이치나 래미안 등의 브랜드보다는 압구정 현대의 상징성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라고 말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압구정 현대는 강남 부촌을 대표하는 아파트"라며 "아주 오랜 기간 보유한 집주인이 많고, 이들은 압구정 현대에 거주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단지 이름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단지 이름을 바꾸려는 시도를 주민들이 막아낸 사례도 있다. 압구정 현대는 1~3차 사업을 현대건설이 맡았고 4차부터 14차까지는 현대건설 주택사업부가 독립해 설립한 건설사인 한국도시개발(현 HDC현대산업개발)이 주도했다. 과거 HDC현대산업개발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로 이름을 바꿔주겠다고 일부 단지에 제안했지만, 입주자대표회의가 브랜드 가치를 이유로 거절했다.
현대건설 사원 아파트였던 압구정 현대 65동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의 리모델링을 거쳐 2004년 '대림아크로빌'로 입주했지만, 대림산업이나 아크로빌 로고는 붙지 않았다. '압구정 대림아크로빌'보다 '압구정 현대 65동'의 브랜드 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한 것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압구정동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현행 브랜드를 내세우는 대신 기존의 유산(헤리티지)을 활용하는 전략이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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