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최성호(50) 씨는 베이커리점을 운영하기 위해 대로변 상가를 계약했다. 상가 보증금은 5,000만 원.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도 했다. 이후 1년의 계약기간이 종료됐고 장사가 잘 돼 재계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건물주는 금리가 너무 낮아 월세로 전환하고 싶다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을 요구했고 싫으면 가게를 비워달라고 했다. 최성호 씨는 가계가 자리를 잡아가는 터라 계약을 연장하고 싶지만 한 달에 월세 100만 원은 부담스러워 고민이다.
상가 임대차 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은 5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월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갱신거절사유로는 임차인이 연체한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다.
또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존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이 있다. 최 씨 사례를 보면 적법한 갱신거절사유가 없어 건물주가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다만 집주인이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수는 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서 전환하는 금액에 연 12%내에서 월세를 받을 수 있다. 건물주가 요구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월세로 전환되는 보증금인 4,000만 원의 12%인 연 480만 원까지다. 다시 말하면 최씨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으로 재계약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택의 경우에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게 되면 보증금의 10%를 초과하는 임대료를 요구할 수 없다. 예전에는 전환비율이 14%였지만 10%로 낮게 개정됐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또는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산정은 월세÷(전세금-월세보증금)×100이며 연이율 환산시 12개월을 곱한다.
예를 들어 1억 원에 전세 살던 집을 전세금 상승으로 1억 1,000만 원에 계약하려고 하는데 집주인이 보증금 8,000만 원과 월세 20만 원에 반전세 전환을 요구했다면 월세전환율은 20만 원÷(1억 1,000만 원-8,000만 원)×100으로 0.66이 나온다. 여기서 12개월을 곱하면 연간 월세전환율은 7.92%가 된다. 집주인이 1억 원짜리 전세를 반전세로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보증금 5000만원에 월 41만 원으로 재계약하면 된다.
한국은행의 공시기준 금리가 현재 2.5%인 점을 감안해 4배인 10%로 정한 셈이다. 금리가 낮을 때는 인하된 금리가 반영되고 금리가 높을 때는 고정된 상한율 10%가 적용된다. 월세전환율을 잘 알아야하는 까닭은 세입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월세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건 집주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있는 ‘주택 전ㆍ월세전환율’을 한번쯤 살펴보는 게 좋다. 반전세 재계약도 동주민자치센터 등을 방문해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한다.
전세계약서를 다시 쓰면서 특약란에 종전계약의 승계계약임을 명시하는 게 가장 좋다. 또 집주인 등기부등본을 새로 발급해 권리관계에 변동이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부동산 중개사무소를 통해 계약할 때 중개수수료는 전세보다 월세 계산법을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서울에서는 도배ㆍ장판 비용을 전세는 세입자가, 월세는 집주인이 부담하지만 반전세는 통상 집주인과 충분히 협의해 절충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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