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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8.2 부동산대책 기로에 선 은마 49층 재건축..명품? 속도?

49층 고수 vs 35층 수용 '팽팽', 주민투표 개시..25일 발표
"49층으로 랜드마크 만들어야 중소형 많은 개포보다 경쟁력"
"35층, 당장은 손해지만 삶의질 높여야..늦어질수록 기회비용 커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25일까지 주민투표를 거쳐 몇 층으로 재건축할지를 결정한다. [매경DB]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25일까지 주민투표를 거쳐 몇 층으로 재건축할지를 결정한다. [매경DB]
19일 강남구 대치동 그랜드컨벤션센터 앞. 이날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주민설명회에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은마 추진위 측은 설명회장 입구에 전문경비업체까지 동원했고, 경호원들은 노란색 비표를 지참한 소유자들만 입장시켰다. 가구당 1명 입장을 고수해 부부가 와도 한 명만 입장이 가능했다. 기자들의 현장취재도 거부했다. 설명회장으로 입장하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굳은 표정에선 비장함마저 읽혔다. 주민들은 다음주 중 최고 35층 또는 49층으로 재건축할지를 결정한다. 이날 설명회는 최고 층수 결정을 앞두고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열렸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최고 14층, 4424가구 규모다. 최고 49층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35층 규제'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추진위는 기존 49층 재건축을 고수할지 아니면 서울시의 규제를 받아들여 35층 재건축을 추진할지를 놓고 주민들 의견을 묻고 있다. 기존 49층안은 6054가구로, 새로운 35층안은 5905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5일 주민투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정돈 은마 추진위원장은 "최고 35층으로 추진하는 경우 빠른 조합설립이 가능하나 최고 49층 계획안보다 일반분양 물량이 감소해 추가부담금이 다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49층안 진행 시 추가부담금은 줄어들지만 조합설립이 지연될 수 있고, 서울시 주택재건축 정책의 변화가 없을 경우 재건축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의견도 두 가지 안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50대 소유자 이 모씨는 "초고층 재건축을 하면 좋겠지만 서울시가 강경하게 층수를 규제하니 어쩌겠냐"며 "최고 35층안을 받아들이더라도 재건축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49층 재건축을 주장하는 측은 은마아파트가 위치한 학여울역 일대에 세텍(SETEC)이 있어 잠실주공5단지처럼 준주거 종상향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내년 서울시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체제가 바뀌면 35층 규제가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남아 있다.

35층, 49층 재건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49층 재건축을 통해서 지역에서 특화된 '랜드마크' 단지로 만드는 게 은마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인근 우성·선경·미도는 중대형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은마는 기존 용적률이 200%, 4424가구로 중소형 재건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포 재건축의 70%인 1만5000가구가 중소형으로 재건축될 예정이기 때문에 은마가 평범하게 지어질 경우 개포와 경쟁하게 된다는 논리다. 박 위원은 "층수를 높여야 단지 내 공간이 넓어져 쾌적성이 좋아진다"면서 "특화설계를 통해 명품단지로 만드는 것이 대치동에서 은마아파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센터장은 '현실론'을 펼쳤다. 고 센터장은 "재건축이 늦어질수록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선 49층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해서 삶의 질을 바꾸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면 대신 지하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준공 이후 가격상승을 위해서는 은마라는 명성에 맞게 커뮤니티시설, 조경 등에서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주차대수를 가구당 2.5대로 제공하는 등 지하 주차장 시설 같은 지하공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마아파트에 '최고 35층' 규제를 적용한다는 서울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광역중심지로 최고 50층 재건축안이 통과된 잠실주공5단지와 달리 은마아파트는 일반 주거지로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재건축안을 고수하자 서울시는 지난 8월 16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을 아예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정비계획 수립 시 특별건축구역지정 등으로 특별히 높이 완화가 필요한 경우 도계위의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서울시가 층수상향이 가능하든 불가능하든 명확한 심의결과를 내놓지 않고, 애매모호한 '미심의'라는 표현을 쓴 것은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주민의견이 25일까지 취합될 경우 다음달 중 정비구역지정안이 도계위에 재상정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그럴 경우 이르면 올해 정비구역지정,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시세는 지난 7월 13억8000만원(전용 76㎡ 기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8월 들어 정부의 8·2 대책과 서울시 도계위의 '미심의'로 12억6000만원까지 밀렸으나 최근 회복세다. 재건축 기대감이 다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현재 시세는 전용 76㎡ 13억5000만~13억8000만원, 전용 84㎡ 15억2000만~15억5000만원이다.

[김기정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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