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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8.2 부동산대책 규제로 돈줄 막히자.. 전세 품은 '갭투자' 꿈틀

- ‘8·2 대책 6개월’ 시장 기류

전세금 받아 매입금 채우고

매매가 오르면 시세차익도

서울 강북 중심 거래 늘어

본격 금리 인상 시작되면

집값 하락 압력 더욱 커져

전세금 빼면 깡통주택 우려

“(시세 차익을 위한) 투자 수요도 여전히 있고, 지금 서울에 집을 안 사면 불안하니까 일단 마련해 놓자며 (무주택자들이) 대안으로 ‘갭투자’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래미안8단지 인근 A 공인중개소 대표는 최근에도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려는 문의가 종종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금융·세제·청약 등 고강도 규제를 한데 묶은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갭투자(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 수요가 전세가율(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이 높은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혀 자금 조달이 어렵더라도 전세금을 받아 매입 자금을 채우면 되고, 계약 종료 후 전세금을 올려받을 수도 있는 데다 향후 매매 가격이 올라가면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강북뿐 아니라 매매가와 전세가 차가 큰 강남권 역시 주머니가 두둑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종종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가나 전세가 4억 원대=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길음뉴타운 2단지 푸르지오 84㎡의 1월 전세가는 4억∼4억3000만 원이다. 그런데 같은 달 같은 면적대 매매가는 4억7300만∼4억8600만 원이다. 채 1억 원이 안 되는 돈만 쥐고 있다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성북구의 또 다른 재개발 단지인 장위동 장위뉴타운 ‘꿈의숲코오롱하늘채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1월 59㎡ 매매가는 4억7490만 원이고, 전세가는 3억4000만∼3억8000만 원이었다.

KB국민은행 집계를 보면 성북구는 1월 전세가율이 80.0%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다. 집값의 20%만 갖고 있으면 주택 구매가 가능하다. 강북의 또 다른 구인 중랑구(79.1%), 동대문구(77.7%), 중구(77.5%)도 전세가율이 70% 후반으로 서울 전체 평균(69.3%)을 크게 웃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B 공인중개소 대표는 “매물이 없는 와중에 갭투자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구 신도림동 e편한세상 1차 59㎡는 1월 전세 3억6000만 원을 낀 매물이 4억70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규제로 돈줄이 막힌 가운데 갭투자가 일종의 대안으로 떠오른 데다 강남 재건축발(發) 집값 급등이 강북까지 옮겨붙으면서 강북 지역의 갭투자 수요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과거와 같이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도 있지만, 서울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하고 있다”며 “강북의 경우 전세가율이 높아 자금 부담이 적고, 새 아파트가 많아 (전세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세 값도 지지가 돼 투자가 용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은 어떨까. 대표적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103㎡는 1월 17억2000만 원에 팔렸다. 같은 기간 같은 평형대 전세가는 2억5000만∼4억 원이다. 대표적인 강남권 신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전세가가 12억∼15억 원이다. 반면, 매매가는 22억 원이다. 전세금을 감안하더라도 많게는 10억 원 이상의 여유 자금이 있어야 갭투자도 가능한 상황이다. 규제 전보다는 확실히 줄었지만, 학군 등의 이유로 전세 물건을 찾는 손길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수요가 없지는 않다는 게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강남 대치동의 C 공인중개소 대표는 “자금력이 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지금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올 들어서도 강남을 포함해 서울 지역에서 갭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증금(전세) 끼고 집을 사는 사람의 비중(지난해 12월 59.2%)이 1월 들어서도 계속 늘고 있다’며 특히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서울 평균을 웃돈다”고 말했다.

◇달콤하지만 리스크(위험) 커=자금 부담을 덜면서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괜찮은 투자 방식으로 보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적극적으로 권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당장 한 달 반 후인 4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2주택자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 30%포인트 추가 과세)가 시행된다. 1주택자도 안심할 수는 없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 집값 하락 압력이 커져 전세금 빼면 남는 게 거의 없는 ‘깡통주택’이 될 여지가 높아진다. 1월 말부터 시행 중인 신 총부채상환비율(DTI)에 이어 하반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도입되면 대출을 받는 것도 더 어려워진다.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대폭 늘어나는 점도 부담이다.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검토 중이고, ‘전세 끼고 버티기’ 전략을 막기 위해 전세 보증금 과세 강화 방안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증금의 경우 부부 합산 보유 주택이 3주택 이상인 경우에 대해서만 과세를 한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가격 상승 요인은 적고 금리, 정책, 수급 등 모든 면에서 마이너스 요인들이 늘고 있다”며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갭투자를 추진하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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