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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8.2 부동산대책 [시각] 강남 때리기보다 '非강남 키우기'

이혜진 건설부동산부 차장
[서울경제] 지난 2012년 재건축 연한을 기존의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는 법 개정에서 총대를 멘 이는 서울 강남권이 아닌 노원구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이었다. 이노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법안 대표발의부터 토론회 개최까지 법 통과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노원구에는 1980년 이후 준공된 노후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당시 입법 과정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 의원은 강북 사람들이 갈수록 슬럼화되는 낡은 집에 살게 내버려둘 것이냐며 말 그대로 난리를 쳤다”며 “재건축 연한 규제 완화는 강남이 아니라 강북을 위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강남 부동산 때리기에 온갖 매가 동원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강남과의 전쟁을 벌인 적인 없다고 말했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고가주택 보유세 인상 시동 등 정부가 취한 액션은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겨냥하고 있다. 누군가의 의도는 말보다 행동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부의 강남 때리기는 엉뚱하게 강북 노후 단지로 불똥이 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재건축 연한 규제 강화가 대표적이다. 강남 잡을 카드로 살짝 주머니에서 빼 보였지만 알고 보니 강북 재건축의 싹을 밟을 카드였다. 전직 국토교통부 고위 공무원은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각종 규제는 강남 집값 잡는다고 소리만 요란할 뿐 실제 효과는 없었다”며 “되레 현 정부와 현재 여권 출신 서울시장의 지지기반인 비강남권 서민들을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해줬나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말’만 앞섰을 뿐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이 내버려뒀으면 안 올랐을 강남 집값을 괜히 올렸다는 주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고가 주택이 갈수록 비싸지는 현상은 부동산 정책과는 상관없이 갈수록 심화하는 소득·자산 양극화가 주거 시장에도 반영됐기 때문일 개연성이 더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월급쟁이 중 연봉 1억원이 넘는 이는 65만명으로 전년대비 10% 가까이 늘었다. 전문직 및 자영업자까지 합치면 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강남 3구의 전체 아파트 가구 수는 2016년 기준 30만가구가 조금 넘는다.

소리만 요란하고 실효를 거두기 힘든 강남 부동산 시장과의 싸움을 벌이기보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비강남권의 교통·교육 인프라를 개선하는 쪽으로 정책에 힘을 싣는 것이 낫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례로 광운대·수서·창동·청량리 등 강북 외곽의 역세권 거점 개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의 북부노선, B·C노선, 신안산선 등 서남권의 광역교통망 확충에 속도를 내는 일 등이다. 무엇보다 주거 수요 분산의 핵심은 교육 인프라 투자라는 점을 알고도 짐짓 모르는 체하지 않았으면 한다. 강남 때리기보다 비강남 키우기 같은 발상의 전환, 정책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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