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은 중년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1999년부터 시험 주기가 격년에서 매년으로 짧아지고 합격자 수는 늘어난 이후 올해까지 연평균 1만7000여명의 공인중개사 합격자가 배출됐다. 1회부터 올해까지 공인중개사 시험을 통과한 전체 합격자는 42만2957명이다.
공인중개사는 한달에 1~2건만 매매거래를 성사시키면 평범한 직장인 부럽지 않은 소득에 시간적 여유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평균 가격이 7억원을 넘는 서울 아파트 1채를 매매거래 중개하면 최대 350만원의 중개보수(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매수인과 매도인이 모두 자신의 고객이라면 수입이 2배가 된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 거래 절벽에 직면한 공인중개사들은 당장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합격자는 매년 쏟아지고 신규 개업공인중개사도 증가세다. 시장은 포화상태인데 매물은 없고 매수 수요는 줄고 있다.
그 결과 업소간 경쟁은 치열해졌고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동네 단위로 친목회를 구성해 회원들끼리만 매물 정보를 공유하고 신생 업소나 비(非)회원들은 소위 ‘왕따’를 시키는 카르텔(담합) 행위는 물론,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네이버나 다음 같은 부동산포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가짜 매물을 올리는 행위, 집주인의 입맛에 맞도록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의 매물광고를 게재하는 행위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이 혼탁해진 가운데 개업 공인중개사사무실 숫자 증가세도 둔화했다. 반기별 개업공인중개사 순증(개업-폐업) 현황을 보면 지난 상반기 3085명 증가에서 올 하반기(7~10월 기준)엔 558명 증가에 그쳤다. 폐업 숫자도 증가세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4757곳이 폐업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만5000개소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회원들이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거래 활성화를 위해 거래세(취득세·양도세) 인하와 합격자수 제한 등의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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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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