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향신문] ㆍ정부 강도 높은 규제 영향으로
ㆍ비강남권은 13% 감소에 그쳐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강도 높은 정부 규제의 여파로,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의 거래량 급감이 두드러졌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7만943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9900건)보다 20.5% 감소한 규모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의 거래량 감소 영향이 컸다. 올해 강남 4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47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5301건)보다 41.8%나 줄었다. 특히 강남구는 3420건이 거래돼 지난해(6838건)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은 13.3% 감소에 그쳤다. 강남권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는 데다 최근 대출 규제로 주택구입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월별 거래량을 보면 올해 초부터 3월(9466건)까지 증가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4월(4527건) 이후 주춤해졌다. 그러나 7월(7092건) 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강화안이 예상보다 약한 수준이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발언이 집값에 불을 붙이면서 8월 거래량은 1만5092건으로 치솟았다. 이후 9·13 부동산대책이 나오면서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했다.

아파트 준공 연식별 거래량을 보면 준공된 지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 거래가 1만8646건(24%)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10년 초과~15년 이하가 1만5104건(19%)으로 많았다. 10~20년 아파트 거래가 많은 것은 갭투자나 리모델링 기대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새해에도 아파트 거래량 회복은 난항이 예상된다”며 “다만 서울에는 실탄을 갖고 있는 잠재적 실수요자가 많다. 박원순 시장의 개발 발언이 나온 직후 거래량이 급증했던 것처럼 개발 호재가 있으면 언제든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