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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종합부동산세 개편안 '용수철' 서울 집값.. 8·2규제 1년만에 다시 급등

규제에 억눌린 서울 집값의 '반란'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지난 18일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6월 실거래가격 17억원은 물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를 앞둔 3월의 전고점 18억4500만원도 뚫고 올라갔다. 같은 날 경기 과천시에서는 래미안슈르 전용 84㎡가 11억5000만원에 팔렸다. 7월 10억7000만원에 팔렸던 아파트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최근 은평구·서대문구 등에 집을 산 사람들이 19일 발표된 서울시의 강북권 개발 계획 관련 기사에 대해 "좀 더 주고라도 집 사길 천만다행"이라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들끓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5% 올랐다. 주간 아파트 상승률로는 지난 4월 13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정부의 잇단 규제책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약 두 달 전부터 매주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강남·강북 할 것 없이 최고 가격 기록을 경신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얼어붙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지난달 오름세로 돌아서 전달보다 17% 늘었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사려는 사람은 넘치는데,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규제 등으로 매물은 씨가 말랐다"며 "정부가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이 1년 만에 '집값 급등'을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세계적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런던(-1.2%)·스톡홀름(-1.8%)·오슬로(-12%)·시드니(-2.7%)·상하이(-1.2%) 등에서 집값이 1년 전보다 하락하는 등 전 세계 주요 도시 주택 가격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금리 인상,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우세해진 탓이다.

한국은 고용 참사를 겪고 있고 경기는 하락 분위기가 완연하다. 그러나 서울 집값이 다시 불붙고 있다. 경제 원칙으로는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미스터리'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급 논리를 무시한 8·2 대책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재건축 규제 등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택 공급은 크게 줄었고, 세금 규제 등으로 서울 집 한 채에 투자 수요가 쏠리고 있다. 지방 집값은 하락하고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배경이다.

"정부 정책이 서울 집값 띄웠다"

서울은 신규 주택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은 2013~2017년 1000가구당 준공된 주택이 총 87호다. 전국 시도 중 인천(67호)·대전(77호) 다음으로 적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을 잡겠다며 재건축 안전 진단 등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새집의 공급이 제때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올 상반기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은 작년 동기보다 30% 줄어든 2만7975가구에 머물렀다.

임대사업자 등록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은 기존 주택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상반기 서울에서는 6만6000가구가 임대주택으로 새로 등록됐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최장 8년 이상의 의무 임대 기간이 있기 때문에, 이들 주택은 상당기간 매매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양도세가 늘자 서울 집을 팔기보다 지방 집을 내놓거나, 아예 자식한테 증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요즘 서울 아파트 시장 판세는 매물이 없어 집주인이 부르는 값이 곧 시세"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며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만 가져가자" 수요는 늘려

서울 주택 수요 집중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서울 주택 시장 소비자 심리지수(113.4)는 전달보다 6.6포인트 상승하며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안이 발표되고 더 이상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매수자들이 지난 6월 말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춘욱 키움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정부 정책을 믿고 집값 하락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자들이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자'며 조바심을 내면서 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향해 "한 채만 갖고 있으라"며 세금 부담을 가중시킨 정부 방침이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만 유지해 가져가자"는 메시지로 읽혀 정책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지방의 부동산을 처분해 서울 아파트 투자로 집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집값 잡기에 나선 국토교통부와 엇박자를 내는 서울시의 각종 개발 정책도 집값 상승에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초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개발 구상 발표는 잠잠하던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됐다.

조장옥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정부 입장에선 재건축 규제 등으로 공급을 막아놔도 실제 시장 수요-공급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산"이라며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은 5년, 10년 뒤 미래 상황까지 감안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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