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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단소리 쓴소리…민영주택 소형주택 의무비율 폐지 영향
지난 16일 국토부장관 초청 주택업계 간담회에서 서승환 장관이 작은 선물을 내놓았다. ‘민영주택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잠시 헷갈리는 부분을 정리하자. 얼마전 정부는 재건축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을 폐지키로 했다. 서 장관의 선물은 이것과 다르다. 재건축 아파트가 아닌 민영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서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 적용을 받는 민영주택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와 택지별로 주택규모가 정해져 있는 공공택지지구 아파트 이외의 주택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 재건축이나 재개발, 택지지구, 신도시 이외의 아파트다.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은 전용 60㎡ 이하를 건립 가구수의 20% 이상 짓는 것이다. 서울·수도권 과밀억제권역 300가구 이상 단지가 대상이다.

이 비율은 원래 있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인 98년 폐지됐다. 폐지되기 전에는 서울·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서울은 30% 이상, 경기도는 20% 이상이었다. 외환위기 탈출을 위한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됐다.

이번에도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차원이어서 외환위기 이후 폐지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 폐지는 13년 만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때 폐지된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은 2001년 다시 도입됐다.

서울·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300가구 이상 건설할 경우 전용 60㎡ 이하를 20%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했다. 이 제도는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었지만 기형적인 고급주택을 낳았다.

▲ 최고 69층의 초고층 고급주택이 타워팰리스. 다른 아파트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이 단지는 300가구가 훨씬 넘는 대단지인데도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 적용을 받지 않아 모든 가구를 중대형으로 지었다.


대표적인 게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이다. 현재 시행사측과 입주민간 분양전환(소유권 이전)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아파트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의 하나다. 전용면적 177~244㎡형이 대부분이다. 100평형에 해당하는 전용 243~244㎡형도 36가구나 있다.

그런데 전체 600가구 중 133가구가 전용 59㎡다. 동도 큰 주택형과 따로 배치돼 있다. 소형주택 의무비율에 따라 22%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큰 주택형과 주택 크기가 크게 차이나 주택형 배치가 기형적인 셈이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평균 분양가 3.3㎡당 3800만원 대의 뚝섬트리마제(688가구)에도 전용 60㎡ 이하가 22%인 152가구가 들어있다. 이 아파트는 대형 주택형 위주가 아니 중소형 주택형 위주여서 전용 60㎡ 이하가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지만 이런 주택형 배치도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 영향 때문이다.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이 없어지면 단지별 주택 크기가 차별화되고 고급주택 대단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형주택 의무공급비율은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 단지 안에 크고 작은 주택을 섞어 짓게 해 강제로 소셜믹스(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계층을 한 데 모아 살게 하는 것)를 하려는 것이다. 일부에선 주택형에 따라 주민간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제 주택공급업자는 지역 주택 수요와 사업성을 따져 대형 주택으로만, 혹은 중형으로만 단지를 구성할 수 있다. 주택수요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주택크기에 어울리는 단지를 선택할 수 있다.

단지별 차별화하고 주택 특화 늘 듯

단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주택형에 따라 주택 특화도 가능해진다. 소형주택이 섞인 단지에서는 소형주택을 의식해 이보다 큰 주택은 마감재나 시설을 고급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소형주택 입장에서도 큰 주택형과 억지로 같이 살면서 소형주택 수요자들이 필요한 이상으로 설치된 커뮤니티시설 등의 비용을 부담했는데 이 같은 부담을 덜게 된다.

그동안 고급 아파트들은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을 피하려 300가구 미만으로 가구수를 맞추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럴 필요 없이 고급주택을 마음껏 조성할 수 있다.

초고층 고급주택의 대명사로 꼽히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 아파트는 300가구가 훨씬 넘는 대단지이지만 소형주택이 없다.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을 적용을 받지 않고 지어져서다. 이런 대단지 고급주택의 탄생이 머지 않았다.

재건축 단지에 이은 민영주택 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 폐지로 소형은 소형대로, 중형은 중형 수준에 맞춰, 대형은 대형만의 장점을 살린, 그래서 차별화되고 특화된 아파트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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