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찬바람이 제법 매서운 날씨지만 요즘 상가시장은 봄이다. 올 들어 한 달 안에 분양이 끝난 이른바 ‘대박’ 상가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단지 내 상가다.

단지 내 상가는 크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공공아파트 내 상가와 건설업체가 짓는 민간아파트 내 상가로 나눌 수 있다. 사실 값이 싼 LH 단지 내 상가는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지만 민간아파트 내 상가는 사정이 달랐다.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고 대개 100가구당 1개 점포인 LH 단지 내 상가보다 상가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상가 비율이 높다는 의미는 공급이 많다는 얘기고 향후 공실이나 임대료 하락 등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그런데 올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민간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불티나게 팔린다. 분양한지 한 달 만에 ‘완판’하는 단지가 속속 나온다. 인기 지역은 일주일만에 계약이 끝나기도 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수익형 상품인 상가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화려한 설계 등으로 상권 형성이 유리해진 영향이다. 여기에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오른 것도 한 몫 거든다.

올 들어 이른바 청약 대박을 터트린 단지 내 상가를 살펴보면 대개 앞서 분양한 아파트 청약 성적이 좋다. 그럴 법도 하다. 요즘 쇼핑몰처럼 조성되는 단지 내 상가도 적지 않지만 여전히 배후 수요는 단지 내 입주민이기 때문이다. 콜드웰뱅커 케이리얼티 박대범 본부장은 “아파트 분양이 잘 안돼 입주 시점에 자칫 불꺼진 단지가 되면 상가도 같이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분양한 서울 중구 순화동 덕수궁 롯데캐슬 단지 내 상가인 뜨락은 56개 점포에 1793명이 몰려 평균 3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분양한 이 단지 아파트는 최고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반도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0도 440개 점포가 3주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역시 앞서 분양한 아파트가 평균 청약경쟁률 13대 1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외에도 경기도 광명역세권지구 광명역 푸르지오, 위례신도시 아이파크·송파 와이즈 더샵 등은 단지 내 상가 분양은 물론 아파트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분양 잘되니 상가 분양도 잘돼
 
분위기가 좋아지자 건설업체는 앞다퉈 단지 내 상가를 쏟아내고 있다. 연말 분양 예정인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중에는 아파트 청약이 잘 된 상가도 적지 않다. 대우건설은 위례신도시 위례 중앙 푸르지오 단지 내 상가를 내놓는다.
 
이달 초 분양한 아파트는 평균 31대 1, 최고 187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트램을 따라 상가가 일렬로 늘어서는 스트리트형 설계가 도입된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156개 점포가 들어선다. 상가 바로 앞에 1만6000여㎡ 규모의 대형 광장이 있다. 위례 신사선 위례 중앙역(가칭)이 상가 바로 앞에 들어서 유동인구가 넉넉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도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한다. 지난해 11월 아파트 분양 당시 평균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다. 상가는 지상 1~2층에 59개 점포로 이뤄진다. 총 2개인 상가 동의 2층이 브릿지로 연결돼 접근성과 연계성을 높인다. 신도시 중심상권인 트랜짓몰이 가까워 유동인구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달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에 더블유(1488가구) 단지 내 상가인 더블유 스퀘어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올 3월 청약 당시 평균 4대 1, 최고 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와 상가를 별도로 분리된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9만8492㎡, 130여 개 점포로 이뤄진 스트리트형 상가로 조성된다.
 
단지 맞은 편에 바다가 있어 대부분 상가에서 바다 조망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최대 폭 12m의 광폭 테라스가 설치된다. 1층엔 다양한 문화 및 예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중앙광장이 마련된다. 주변에 20만 가구 아파트가 몰려 있고 UN평화공원·이기대 도시자연공원·부산시립박물관 등이 있다.
 
이 상가 분양을 맡은 에스앤비 김승석 대표는 “서비스 면적인 테라스가 있어 실사용 면적이 넓다"며 "아파트 입주민 뿐 아니라 주변에 관광객이 즐겨찾는 시설이 많아 배후 수요가 넉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충북 천안 백석동 일대에서 백석더샵(619가구)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한다. 지상 1~2층에 24개 점포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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