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이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9월 강남3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1.7%로, 지난 2006년 12월 101.6%를 기록한 이후 8년 10개월만에 100%이상 낙찰가율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9·2 주거안정강화 방안’에 포함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정책이 경매 낙찰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주상복합 아파트 포함)는 45건이 경매에 붙여졌다. 이 중 25건이 낙찰돼 55.6%의 낙찰율(입찰건수 대비 낙찰건수)을 보였다.

낙찰가율은 101.7%, 평균 응찰자는 8.3명이다. 강남3구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한 때는 2002년 3~10월, 2006년 11~12월 등 부동산 경기 대세 상승기로 꼽히는 시기다.

진행 건수(낙찰건수)는 8월 44건(21건), 7월 47건(25건)으로 비슷한 수준이나 낙찰가율이 8월(82.8%)대비 18.9%포인트, 7월(92.9%) 대비 8.8%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물건 확보 위한 신건 낙찰 속출

특히 경매 1회차에 유찰 없이 바로 낙찰되는 신규 낙찰이 증가했다. 전체 25건 중 12건이 신건 낙찰이다. 전월인 8월엔 신건 낙찰이 2건에 그쳤으며 8월까지 누적 신건도 49건에 불과하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보통은 한번 정도는 유찰되고, 최저매각가격이 20% 저감된 이후 입찰 타이밍을 검토하던 이전 분위기와는 달리 신건부터 제값을 다 주고 낙찰 받고 있다”며 “가격보다는 물건 선점에 좀 더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낙찰가가 110%를 넘거나 며칠 만에 같은 단지에서 동일 주택형 낙찰가가 수천만원 이상 상승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달 8일 감정가 12억8000만원에 나온 대치동 쌍용아파트 전용 162.7㎡(15층) 신건에 21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 대비 118%인 15억104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24일엔 같은 주택형 1층이 경매에 나와 첫 경매에 12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 12억8000만원에 121%인 15억5000만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불과 보름 만에 인기가 비교적 떨어지는 저층이 4000만원 이상 높게 낙찰된 것.

이외에도 지난달 8일 낙찰된 서초동 우성아파트 162.1㎡는 21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 12억원의 111%인 13억3611만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22일 낙찰된 압구정 한양아파트 106.7㎡도 감정가 12억6000만원의 111%인 14억12만원에 경매가 끝났다. 

이 선임연구원은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물건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3구 낙찰가율이 100%를 상회한 시점이 지난 2002년과 2006년 부동산 대세 상승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승곡선이 대세 상승의 효과인지, 9·2대책의 영향인지는 더 지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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